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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잔류경쟁 마침표…'17위'의 행복

다음 시즌 TV중계권료 폭증

잔류팀 최소 1,600억원 확보

2부리그는 팀당 50억원 수준

10시즌 연속 생존한 선덜랜드

우승팀 못잖은 감격의 도가니

1,300억 투자하고도 강등된

뉴캐슬, 임원 나서 사과성명

선덜랜드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에버턴전에서 골을 터뜨린 라미네 코네(오른쪽 두번째)를 축하해주고 있다.  /선덜랜드=AP연합뉴스선덜랜드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에버턴전에서 골을 터뜨린 라미네 코네(오른쪽 두번째)를 축하해주고 있다. /선덜랜드=AP연합뉴스




1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선덜랜드의 스타디움오브라이트.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덜랜드 선수들은 서로 끌어안고 감격스러워했다. 일부 홈 관중은 그라운드로 들어와 선수들을 격려했고 샘 앨러다이스 선덜랜드 감독은 춤까지 췄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은 이미 레스터시티로 돌아갔지만 선덜랜드는 우승팀처럼 당당했다. 이게 바로 우승팀 못지않은 ‘17위의 행복’이다. 이날 선덜랜드와 노리치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선덜랜드는 에버턴을 3대0으로 꺾으며 17위(9승11무17패·승점 38)를 확정했다. 반면 노리치는 왓퍼드를 4대2로 이기고도 선덜랜드가 같은 시각 승점 3을 보태는 바람에 2부리그(챔피언십) 강등이 확정됐다. 1경기를 남겼지만 승점 34(9승7무21패)라 뒤집기가 불가능하다. 일찌감치 20위 애스턴 빌라(승점 17)의 강등이 확정된 가운데 이날로 18위 뉴캐슬(승점 34), 19위 노리치가 탈락 대열에 합류했다.


다음 시즌 잔류가 확정되자 선덜랜드 팬들은 앨러다이스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시즌 중인 지난 2015년 10월 부임할 당시 선덜랜드는 19위였다. 앨러다이스가 온 뒤로도 선덜랜드는 17위 위로는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지만 피 말리는 잔류전쟁 속에 17위를 결국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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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덜랜드는 EPL의 ‘생존왕’이라 불릴 만하다. 매번 중·하위권을 맴돌면서도 어떻게든 강등은 면한다. 10시즌 연속 EPL에 남게 됐다. 올 시즌은 최하위 애스턴 빌라보다도 많은 237일간 강등권에 머물면서도 막판 분전으로 작은 기적을 이뤘다. 최근 13경기에서 두 번밖에 지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를 차례로 잡은 게 컸다.

EPL 잔류와 2부 강등은 하늘과 땅 차이다. 잔류한 팀은 명예 외에도 금전적인 ‘대박’이 보장된다. 역대 최고액의 TV 중계권료 계약이 다음 시즌부터 발효된다. 2016-2017시즌에 EPL에 소속된 팀은 중계권료로만 최소 1억파운드(약 1,600억원)를 챙긴다. 중계권료가 70% 폭증하면서 올 시즌 우승팀 레스터가 받는 금액만큼을 다음 시즌에는 선덜랜드 등 모든 팀이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스폰서십 배당과 경기당 수입은 별도다.

이에 비해 2부리그의 중계권료 수입은 구단별로 300만파운드(약 50억원) 정도다. EPL의 30분의1 수준. 2부 강등팀은 허리띠를 사정없이 졸라맬 수밖에 없다. 선수들 임금을 삭감하거나 다른 팀에 팔아 이적료를 챙겨야 하는 건 기본이다. 애스턴 빌라에 대해서는 직원 수백 명이 정리해고 대상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중국 기업에 인수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애스턴 빌라는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응원팀이다. 올 시즌 EPL 팀들 중 두 번째로 많은 8,000만파운드(약 1,300억원)를 선수영입에 투자하고도 강등을 피하지 못한 뉴캐슬은 구단 임원이 나서 팬들에게 사과성명을 내야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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