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원종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권력과 거리...靑 '협치' 방점

서울시장·충북지사 역임 행정통

청.여 수뇌부 3인 충청출신..정진석 김용태도.

'반기문 대망론' 관련설엔 李 "고향 같을 뿐..." 일축

이원종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이원종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종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 ‘협치 시대’를 이끌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비서실장 전격 교체의 배경 또한 박 대통령의 협치 의지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여야 3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여야 대표와의 회동을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한 이틀 뒤인 15일 이원종 비서실장 인사를 발표한 것만 봐도 박 대통령이 협치 의지를 담아 이번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4회로 공직에 입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내무행정비서관으로 대통령을 보좌한 바 있어 크게 보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마찬가지로 박정희 시대의 사람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 이원종 비서실장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근무는) 삼수째”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관 때, 비서관 때(노태우 정부) 청와대에서 일하고 이번이 세 번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원종 비서실장은 이번 정부의 ‘권력 실세’와는 거리가 멀다. 내무공무원으로 일하며 서울시장을 지냈고 관선과 민선을 통틀어 세 번 충북도지사를 역임한 전형적인 행정통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원종 비서실장은 새누리당의 각 계파뿐 아니라 두 야당도 ‘누구 편’이라고 바라볼 수 없는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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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비서실장의 출신지역이 충북(제천)인 것도 협치 시대에 맞는 부분이다. 4·13총선 후 새누리당이 영남을,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을, 국민의당이 호남을 각각 대표하게 된 가운데 박 대통령이 충북 출신을 최고 참모로 인선한 것은 국회와의 향후 관계까지 고려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원종 실장 인선으로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겸 원내대표, 혁신위원장 등 여권 수뇌부가 모두 충청권 출신인 점도 흥미롭다. 정진석 새누리 비대위원장은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아들로, 선친에 이어 충남에서만 출마해 이번 4·13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올랐다.김용태 혁신위원장은 수도권(서울 양천을) 출신으로 분류되지만 대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대전고)까지 이 곳에서 다닌 ‘충청인’이다.

다소 섣부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기문 대망론’과 이번 인사를 연결시켜 해석하기도 한다. 충북은 박 대통령의 모친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 이번 인사를 놓고 ‘차기 대권’과 관련한 상상력을 펼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원종 비서실장은 ‘반 총장과 두터운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고 묻는 기자들에게 “같은 고향인 정도다. 각별하게는 뭐…”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영삼 정부 시절) 반 총장이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을 할 때 청와대 초청을 받아 식사를 했는데 옆자리에 앉은 것이 마지막으로 본 것”이라며 “(와전된 것을) 바로잡아주는 게 언론이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취임 일성으로 “저는 공직자는 맡은 일에 충성하는 것이 국민과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며 “제일 먼저 비서실의 힘을 하나로 합쳐 대통령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도록 보좌하겠다”고 밝혔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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