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의 1971년작 ‘Untitled 3-Ⅴ-71 #203’가 오는 29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 출품된다. 추정가는 30억~40억원(2,000만~2,800만 홍콩달러). /사진제공=서울옥션지난 4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48억6,750만원(3,300만 홍콩달러)에 낙찰돼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김환기(1913~1974)의 전성기 대작이 홍콩경매에 또 나온다.
서울옥션은 오는 29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여는 제19회 홍콩경매에 김환기의 작품 등 76점 약 161억원 어치를 출품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경매의 최고가 출품작인 김환기의 1971년작 ‘Untitled 3-Ⅴ-71 #203’의 추정가는 30억~40억원(2,000만~2,800만 홍콩달러)로 지난 4월 최고가에 팔린 1970년작 35억원보다 높다. 기록 경신을 기대하는 이유다. 당시 작품은 시작가 30억원에 나와 경합 끝에 추정가를 뛰어넘으며 낙찰됐다. 김환기의 작품은 지난해 10월 홍콩경매에서 1971년작 푸른 점화가 47억2,100만원에 팔리며 박수근의 ‘빨래터’를 제치고 한국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8년 만에 갈아치운 데 이어 불과 6개월 만에 1억5,000만원 가까이 몸값을 높여 기록경신을 이뤘다.
이번 출품작은 세로 215㎝, 가로152.2㎝의 대작으로 한 화면에 4가지 색깔이 서로 다른 기법으로 표현됐다. 캔버스에 점(點)을 찍고 테두리를 두르는 방식을 수없이 반복해 화폭 전체를 점으로 채우는 김환기의 ‘점화’ 시리즈는 1970년에 제작해 그해 ‘제1회 한국미술대상’에서 대상을 받으며 세상에 첫선을 보인 ‘푸른 점화’가 대표적이다. 이후 타계까지가 ‘점화’의 전성기로 작가는 노란색, 붉은색, 검정색 등 다양한 색채의 변주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 경매 출품작처럼 한 작품을 구획해 4가지 색을 사용한 전면 점화는 희소성이 높다. 맨 위의 검은 점은 작고 테두리도 가늘지만 그 아래 어두운 청색 부분은 점을 부드러운 동그라미로 감쌌고, 푸른색 부분은 테두리가 더 각지고 맨 아래 검은 부분은 점과 선이 더 크고 거친 느낌을 준다.
한편 서울옥션은 이외에도 이우환·박서보·정상화·하종현·정창섭·윤형근 등의 단색화와 신학철·임옥상·이종구 등 민중미술, 쿠사마 야요이 등 해외 유명작가의 작품을 두루 선보인다. 출품작 사전 전시는 22일까지 평창동 서울옥션 사옥, 27~29일 홍콩 현지에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