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UAE도 가세...오일머니 '엑소더스' 가속

저유가에 중동 국가 재정악화

지난달 총 1조1,527억 순매도

UAE 8,969억으로 가장 많아





저유가 현상 장기화에 중동 산유국의 ‘오일머니’가 지속해서 한국을 떠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반기 4조7,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데 이어 원유 매장량 7위의 아랍에미리트(UAE)도 ‘탈출 러시’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중동 국가들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1조1,527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UAE가 총 8,969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며 1위에 올랐다. UAE가 국제 유가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 순매도 1위 국가로 기록된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올해(1~4월 누적) 기준으로 봐도 UAE는 총 8,620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 한국 주식을 가장 많이 판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UAE의 양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와 두바이투자청(ICD)이 매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산유국 중에서는 카타르가 지난달 1,750억원을 순매도해 UAE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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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지난해 총 4조7,24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도 지난달 누적 기준으로 4,000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재정 상황이 나빠진 중동 국가들이 지난해 8월부터 총 5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한국 주식시장에서 뺐다”고 말했다. 중동 산유국의 해외 투자금은 주로 국부펀드를 통해 조달되기 때문에 정부 재정 악화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사우디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내렸다. 피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올해 들어 사우디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UAE 등 다른 중동 산유국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바꿨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낮은 경제성장률, 부채비율 상승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 전체로는 지난달 상장 주식 2조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3월과 비교하면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2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상장주식 순매수 상위 국가는 미국(1조620억원), 영국(8,280억원), 룩셈부르크(5,33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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