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발언대]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 영세가맹점 배려 필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 밴(VAN) 수수료 합리화와 전국 238만개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0.3~0.7%포인트 인하했다.


이와 함께 밴 업체들의 과도한 리베이트로 인한 영세가맹점의 수수료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리베이트 금지 대상 가맹점을 연 매출액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개선하고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를 확대함으로써 가맹점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정책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도 전에 밴 대리점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에 대한 카드전표 매입 수수료를 밴 대리점에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고 말았다.

결국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의 승자는 그동안 대형가맹점 리베이트로 소상공인 가맹점에 수수료를 전가하고 불법 고금리 대부업 행위와 개인정보 유출을 일삼았던 밴사와 밴 대리점이다.


더욱이 밴사는 금융위의 리베이트 금지 확대와 무서명거래 확대로 연간 1조4,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비용을 고스란히 수익으로 보전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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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진정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개편할 의지가 있는지, 영세가맹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영세가맹점을 위한 전용 밴 설립을 골자로 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개정됐지만 이 또한 기존 대형 밴사 및 밴 대리점들을 위한 잔치가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을 듯하다.

영세가맹점 전용 밴은 그동안 수수료 차별과 불법 고금리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영세가맹점을 위해 더 낮은 수수료를 제공해야 한다. 또 다양한 공익적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법인을 지정해 기존 밴사와 차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금융위는 연간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무서명거래에 대한 수수료를 밴과 밴 대리점에 지급하는 것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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