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대중화와 뮤지컬 산업 저변 확대를 기치로 내걸고 지난 2006년 첫발을 내디딘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올해로 열 살이 됐다. 첫해 공식초청작 7편으로 출발한 DIMF는 창작지원작과 대학생 공연작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배성혁(사진) DIMF 집행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006년 처음 이 축제를 시작할 때 대구에서조차 ‘뮤지컬로 축제를 만드는 게 가능한가’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DIMF를 통해 대구 산 창작뮤지컬 수준이 높아지고 대구 전체의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데 긍지를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역사 깊은 세계적인 공연 축제처럼 DIMF도 10년을 넘어 20년, 30년을 거듭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배 위원장은 뮤지컬 활성화의 범위를 청소년까지 확대했다는 점도 DIMF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는 “사실 DIMF는 축제와 관광산업을 연계시켜 대구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그런데 축제기간 동안 진행되는 ‘청소년 뮤지컬 경연대회’를 통해 매년 대구 지역 청소년들의 차별화된 실력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미래 10년을 위한 DIMF의 고민은 계속된다. 먼저 세계 각국의 뮤지컬을 대구에서 선보이기 위한 주재원 제도를 신설할 예정이다. 배 위원장은 “DIMF가 대구를 넘어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가 되기 위해 각국에 숨어 있는 작품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며 “주재원 제도로 해외 동향·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가져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내실 있는 행사 진행을 위해 예산 확대 및 뮤지컬 전용 극장 설립 등에 대한 장기적인 논의도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제10회 DIMF는 오는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18일간 펼쳐질 뮤지컬의 향연에서는 해외 유명 초청작과 국내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이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나고, 미래 10년을 위한 비전 선포도 이뤄진다. 개막작은 영화로 유명한 ‘금발이 너무해’로 2011년 영국 ‘올리비에 로렌스 어워드’에서 최고 신작 뮤지컬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모든 걸 가진 금발 미녀 ‘엘’이 자신을 차버린 남자친구를 따라 하버드 법대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폐막작 ‘마담 드 퐁퐈두르’를 비롯해 러시아의 ‘감브리누스’, 중국의 ‘해상, 음(海上, 音)’, 한국의 ‘지구멸망 30일 전’, ‘투란도트’ 등도 만날 수 있다. 창작지원사업에서는 조선판 서바이벌 왕비 오디션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조선연애술사’, 100년 전통 종갓집의 에피소드를 드린 ‘장 담그는 날’, 죽음의 바위 전설로 빚어낸 사랑 이야기 ‘로렐라이’, 연애 7년 차 권태기 커플의 해프닝을 그린 ‘우당탕탕 열애기’, 한국 전통 연희와 현대적 무대 예술이 어우러진 ‘선택’이 선정돼 관객과의 첫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DIMF는 오는 5월 23일부터 인터파크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전 작품에 대한 관람권 판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