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中 시장진출, 한국 상장이 어드밴티지

伊 화장품 제조업체 인터코스

中 진출위해 연내 거래소 상장

심엔터테인먼트·웰메이드예당

중국식으로 회사명도 바꿔

"지나친 영향력 우려" 목소리도



한국 증권 시장이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위안화 자본이 국내 기업에 들어오며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넘어서 국내 증시가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다 중국 자본들도 단순히 자금 투자를 넘어서 경영권을 장악하며 회사명까지 중국 모기업의 사명과 동일하게 바꾸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업체인 인터코스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애초 이탈리아 밀라노 거래소에 상장을 계획했던 인터코스는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상장이 무산된 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 시장 상장으로 방향을 돌렸다. 인터코스는 지난해 말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터코스가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이유는 앞으로 중국 진출에 ‘한국증시상장’ 어드밴티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인터코스가 밀라노 거래소 상장이 무산된 뒤 유럽·미국 등의 시장 상장을 고려하다가 앞으로 중국 진출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다”며 “현재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증시 상장은 중국에서의 인지도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자본이 경영권을 장악하며 기업명을 아예 중국식으로 바꾸는 사례도 등장했다. 단순 자금투자를 넘어 중국 본토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포석이다. 심엔터테인먼트(204630)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신사업추진에 따른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상호를 ‘화이브라더스’로 변경했다. 화이브라더스는 중국 최대 규모의 미디어 기업으로 자회사인 화이러헝 유한공사(Huayi & Joy Entertainment Limited)는 지난달 심엔터테인먼트의 주식 345만3,170주를 119억9,976만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웰메이드예당(036260)도 지난 12일 ‘최대주주변경에 따른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상호를 ‘이매진아시아’로 변경했다. 3월 웰메이드예당의 보통주 151만5,774주(8.94%)를 17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된 청호컴넷(012600)은 중국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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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중국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 종목의 주가 상승·하락 정도에 한정됐다면 이제는 해외 기업의 상장 여부와 기업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의 정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이 일부 업종에만 한정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A104770)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중국 기업이 국내 게임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했지만 게임업계에서만 그친 것처럼 최근의 움직임도 화장품이나 엔터 등 일부 업종이나 기업에서만 한정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정부가 외부로의 진출을 장려하고 중국 기업도 가장 가까운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맞지만 트렌드라고 부를 정도로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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