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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박스권 증시, 숲보다 나무를 봐라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이 사용했던 통화 정책의 효과가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통화 정책의 효과가 약화하면서 이를 대신하거나 보완해줄 ‘정책 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안으로는 재정 정책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3·4분기부터 정부 지출을 늘리며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미국도 긴축에서 벗어나 올해 정부지출 예산을 늘리며 재정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 재정 수지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만큼 재정 정책에 대한 여유가 있는 셈이다. 한국 역시 재정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하반기에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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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하반기에는 그동안 지연됐던 산업 간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현재 구조조정 지연의 후유증을 심하게 겪고 있다. 구조조정이 과거보다 강도 높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내 산업과 기업들이 얼마만큼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4%에 그칠 것이다. 이 같은 수치 또한 정부의 재정 정책 등을 고려한 것인 만큼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기준금리 역시 6월이나 7월쯤에는 인하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큰 만큼 주식시장의 전망도 밝진 않다. 올해 하반기의 코스피지수 밴드는 지난해 연말에 제시했던 1,700~2,150선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 범위를 더 좁히면 최근 5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1,800~2,100선에서의 박스권 등락을 탈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피가 장기적으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당분간 종목별 흐름이 지수보다 우위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 성장주에 대한 시장 관심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성장주의 단점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하지만 박스권 증시에서 변동성에 대한 투자 위험마저 지지 않는다면 특별한 대안이 없다. 종목의 투자 위험이 두렵다면 미래성장산업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도 고려해 볼 만하다. 기다리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직접 기회를 찾아 나서야 한다. 박스권 흐름이 지금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이유는 더욱 명확해 진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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