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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인 줄 알았는데…목성, 아버님이 누구시니?

'출생의 비밀' 밝히러 가는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호 대기 성분 조사 결과

태양과 물질 구성비율 크게 달라

태양계 밖에서 생성, 편입 가능성

주노호 후속 탐사에 관심 쏠려

미국 항공우주국(NASA)dml 갈릴레오 탐사선(그림 왼쪽)에서 분리된 보조탐사선(가운데)이 번개와 폭풍이 몰아치는 목성의 격렬한 대기 속으로 낙하산을 펴며 진입하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미지출처=NASA미국 항공우주국(NASA)dml 갈릴레오 탐사선(그림 왼쪽)에서 분리된 보조탐사선(가운데)이 번개와 폭풍이 몰아치는 목성의 격렬한 대기 속으로 낙하산을 펴며 진입하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미지출처=NASA




그리스 신화 속에 제우스(목성)는 아폴론(태양)의 아버지다. 과학자들은 정반대로 목성을 태양의 아들이나 사촌 동생 정도로 치부해왔다. 약 46억년전 원시태양이 탄생하고 남은 가스나 먼지 잔해들이 뭉쳐서 목성과 같은 우리 태양계의 주요 행성들이 형성됐다는 게 기존의 정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젠 목성의 ‘친자확인’을 하게 생겼다. 같은 태양계 집안인줄 알았던 목성이 남의 집 자식인 것 같다는 정황이 발견된 탓이다.


발단은 미국우주항공국(나사·NASA)이 1995년 우주탐사선 갈릴레오의 우주비행 중 본체의 소형 보조탐사선을 떼어내 목성의 대기 성분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다. 당연히 화성 대기에서도 태양과 비슷한 구성의 물질 분포를 확인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목성 대기를 떠도는 크립톤이나 아르곤, 탄소, 질소와 같은 물질의 구성 비율이 태양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해당 물질들이 응결돼 보조탐색기를 통해 관측된 수준만큼 분포하려면 엄청난 극저온의 상태에 놓여야 했다. 목성의 현재 위치에선 이 정도의 극저온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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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은 태양으로부터 8억㎞나 떨어져 있지만 아르곤 등이 응결될 정도의 온도 수준에 이르려면 현재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목성이 태양계 밖에서 만들어진 뒤 우리 태양계로 편입된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낳게 된다. 토렌스 존슨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박사도 태양계 밖에서 생성된 차가운 물체로부터 얻어진 화학구성물이 목성 대기에 포함돼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단편적인 대기측정 정보만으로 목성 태생에 대한 정설을 부인하긴 이르다. 안타깝게도 갈릴레오의 보조탐사기는 목성 진입 후 불과 58분여만에 소실됐다. 엄청난 목성 대기의 기압 등을 견디지 못하고 공중에서 파괴됐다. 목성 궤도에서 공전하면서 대기 표면을 관찰하던 갈릴레오호 본체마저 2003년 9월 수명을 다했다. 이후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호가 지난해 7월 목성 주변까지 접근했지만 궤도에 머물지 않고 스쳐 지나가 심층적인 답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목성 기원에 대한 조사 책임은 ‘주노’ 탐사선으로 넘어갔다. 주노의 주요 과제는 목성에 존재하는 물의 양과 대기의 구성성분, 온도, 구름의 움직임, 오로라 현상 을 조사하고, 중력 및 자기장 지도를 작성하는 것이다. 본체에는 해당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극초단파복사계, 에너지입자탐지장치,전파·플라즈마 감지장치, 자력 분광기, 자력 및 중력계측기, 광학카메라 등이 장착됐다. 주노는 6월부터 20개월간 총 37번 목성 주위 탐사를 한 뒤 2018년 2월 목성 대기로 추락하게 된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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