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샌더스 발목잡기에 애타는 클린턴

역전 불가능 상황서도 완주 고수

경선 장기화로 클린턴 비호감도↑

오리건주 패배...켄터키선 진땀승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갈 길 바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발목을 잡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는 53.1%의 득표율로 47%를 얻은 클린턴에게 승리를 거뒀다. 켄터키주 경선에서는 클린턴이 46.9%를 기록해 샌더스(46.3%)에 0.5%포인트 차이로 겨우 이겼다. 켄터키주는 민주당 등록 당원들만 참가하는 폐쇄형 예비선거라 조직력이 강한 클린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의외로 접전 양상을 보인 것이다.

물론 클린턴은 켄터키주 승리로 이달 들어 인디애나ㆍ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의 연패 사슬을 끊게 됐다. 클린턴은 이날까지 대의원 2,291명(슈퍼 대의원 524명 포함)을 확보해 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 이른바 매직넘버(2,383명)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샌더스의 확보 대의원은 슈퍼 대의원 40명 등 1,528명에 불과해 물리적으로 역전극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샌더스가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하며 7월 전당대회까지 완주를 다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샌더스를 중도 사퇴시켜 당내 지지기반을 통합하고 공화당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와의 본선 대결을 준비한다는 클린턴 캠프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샌더스는 최저임금 인상, 대학 등록금 인하, 전국민의료보험제도 도입, 월가 개혁 등 자신의 공약을 클린턴이 수용하도록 하는 압박 수단으로 경선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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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선 장기화로 클린턴에 대한 비호감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정직ㆍ신뢰 등의 샌더스 이미지와 대비되는 탓이다. 최근에는 트럼프가 공화당 주류 진영의 지지를 속속 얻어내고 본선 가상대결에서도 클린턴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샌더스 지지자들이 과격 양상을 띠면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난장판이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전당대회에 파견될 선거인단 선발 규정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네바다주 민주당 의장인 러버터 랜지에게 1,000통 이상의 협박성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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