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공모펀드 문턱 낮췄지만...관망만하는 운용사

시장 침체에 판매망·인력 확충 등 부담 커 출시 꺼려

'브레인'은 인가 받아...사모펀드 운용사 5년만에 진출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진출 문턱을 낮췄지만 정작 관련 운용사들은 시장 진출을 꺼리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 시장이 워낙 침체된 데다 판매망과 인력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은 탓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브레인자산운용에 대해 공모펀드 운용사 자격을 인가하기로 했다. 오는 25일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브레인자산운용이 새로 인가를 받으면 지난 2011년 스팍스자산운용 이후 5년 만에 사모펀드 운용사가 공모펀드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브레인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본부장 출신인 박건영 대표가 2009년 세운 브레인투자자문을 전신으로 하는 회사다. 2012년 사모 펀드사로 전환해 헤지펀드인 ‘백두’ ‘태백’ ‘한라’ 등을 굴리면서 사세를 키워 운용 자산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브레인자산운용은 인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성장주펀드·롱쇼트펀드 등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브레인자산운용을 필두로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공모펀드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난달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통해 진입장벽도 낮춘 만큼 기대가 크다. 실제 과거에는 3년 이상 업력을 쌓은 펀드 수탁액 3,000억원 이상의 운용사가 2년간 기관주의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경우에만 공모펀드 운용 인가를 내줬지만 현재는 문턱을 낮춰 일임사·운용사 경력을 합산해 3년을 채우고 2년간 기관경고(기관주의 4회 이상)를 받은 적이 없는 펀드 수탁액 3,000억원 이상의 운용사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운용사에서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 가능한 곳들이 기존 6곳(브레인·삼성SRA·파인트리·FG·베스타스·캡스톤)에서 5곳(쿼드·안다·시몬느·DS·라임)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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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선뜻 공모펀드 시장진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이 워낙 위축된 데다 판매망과 인력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 운용사들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당장에 브레인자산운용도 공모펀드 출시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브레인자산운용 관계자는 “인가를 받은 후 6개월 내에만 공모펀드를 출시하면 되기 때문에 출시 시점은 좀 더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모펀드 운용 자격을 갖춘 또 다른 자산운용의 운용역은 “내부적으로 꾸준히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 역시 “이제는 사모펀드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공모펀드 시장 진출은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의 순자산총액은 2011년 각각 169조1,913억원, 108조1,497억원으로 공모펀드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16일에는 공모펀드 234조4,610억원, 사모펀드 220조2,676억원으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2011년~2015년 사이 공모펀드의 성장률은 26.4%에 불과했지만 사모펀드는 84.8%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보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운용이 자유로운 사모펀드로 자산가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덩치가 작은 사모펀든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판매망과 운용 인력 등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사모펀드 운용사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50억원, 100억원으로 꾸려도 되지만 공모펀드는 어느 정도 규모가 돼야 한다”며 “증권사·은행 등 판매망을 새로 확보하고 운용 인력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사모펀드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유주희·지민구기자 ginger@sedaily.com

유주희·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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