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액면 분할=주가 상승' 공식 만들어지나

광림·엠에스씨·동부 등

액면분할·재상장후 급등

개인투자자들 거래 몰려

유동성 증가 효과 가져와

펀더멘털株 선별 투자를



유통주식 수 확대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위해 액면가를 낮춰 재상장한 종목들이 첫날 잇따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액면분할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참여 확대로 유동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하고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를 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18일 코스닥시장에서 액면분할 이후 거래가 재개된 광림(014200)은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해 기준가(5,400원) 대비 30.00% 급등한 7,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이날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엠에스씨(009780)도 기준가(1만650원)보다 29.58% 오른 1만3,800원에 거래되며 나란히 상한가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액면분할을 마치고 복귀한 동부(012030) 역시 장중 한때 27.95%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이 둔화되며 10.31% 오른 888원에 마감했다.

동부와 엠에스씨는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광림은 액면가를 1,000원에서 500원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위해 지난달 말 거래가 정지됐다가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이에 앞서 전날 크라운제과(005740)도 액면분할 이후 재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치솟았으며 초고가 황제주에서 액면분할로 몸집을 줄인 롯데제과(004990)도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늘리고 액면가를 낮춰 증시에 재입성한 종목들의 주가가 연이어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액면분할=주가상승’의 공식이 성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액면분할은 주당 단가 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동반 증가하는 유동성 증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액면분할을 결정한 기업(25개사)의 일 평균 거래량은 액면분할 이후 4,300% 넘게 증가했고 거래대금은 1,120% 늘어났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초고가 황제주로 손꼽히던 롯데제과는 전날 하루에만 약 75만주가 거래되며 액면분할 직전 거래일(4,626주)보다 무려 160배 넘게 거래량이 늘었다. 이날 재상장한 동부 역시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30만7,056주)보다 100배 넘게 급증한 3,422만여주가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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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로 거래가 늘면서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액면분할을 발표한 기업 33곳을 조사한 결과 액면분할 1개월 이후 평균 주가상승률은 3.59%에서 3개월(15.32%), 6개월(17.70%)로 점차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유동성 증가와 주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액면분할 후 거래가 늘고 주가도 오른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성공사례가 다른 기업들의 액면분할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4년 9곳에 그쳤던 액면분할 기업 수는 지난해 25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 현재까지 20곳이 액면분할을 완료했거나 재상장을 앞두고 있다. 19일 신양오라컴(086830)을 시작으로 넥센(005720)·와이제이엠게임즈(193250)·필링크(064800)·아이오케이(078860)·대림제지(017650) 등이 액면분할을 마치고 재상장할 예정이다. 또 롯데칠성(005300)과 롯데푸드(002270)·오뚜기·LG생활건강·영풍·태광산업 등 기존의 초고가주들도 액면분할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만 액면분할만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는 만큼 옥석 가리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특히 시가총액 규모에 비해 거래대금이 적은 종목일수록 거래 활성화와 주가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액면분할이 유동성 증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높여주지는 않는다”며 “그동안 저유동성으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면서도 실적전망 등 펀더멘털이 탄탄한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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