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동티모르 독립영웅' 구스망 "용서야말로 평화·번영으로 가는 길"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 서울여대서 특강

독립 후 화해의 중요성 깨달아

印尼 인정하니 그들도 손 내밀어

과거에 집착하면 통찰능력 상실

동티모르 독립운동 주역은 여성

여성이 강해야 나라도 강해져

샤나나 구스망 전 동티모르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기념관에서 ‘주권을 향한 과거와 현재의 투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샤나나 구스망 전 동티모르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기념관에서 ‘주권을 향한 과거와 현재의 투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과거에만 집중하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고 공감과 통찰의 길이 막힙니다. 용서야말로 국가가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입니다.”


동티모르 ‘독립영웅’인 샤나나 구스망(70) 전 동티모르 대통령은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동티모르는 400년에 걸친 포르투갈의 식민지배와 25년간 이어진 인도네시아의 무력 통치를 끝내고 지난 1999년 독립했다. 독립운동을 이끈 구스망은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독립운동으로 수감생활을 하면서 처음에는 ‘피지배’와 ‘항거’에 대해서만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대화와 관용을 강조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방문을 받고 ‘용서’와 ‘화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구스망은 초대 대통령이 되고 처음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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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가 인도네시아의 선의를 인정하니 인도네시아 대통령들도 동티모르를 방문할 때 우리의 국립묘지를 찾았다”면서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의 화해는 극한 갈등 상태에 있는 어떤 나라도 서로 화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구스망 전 대통령은 이어 “과거에만 집중하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야를 잃게 되고 공감과 통찰의 길이 막힌다”면서 “용서하지 못하면 결국 스스로 짓눌리게 된다. 용서야말로 국가가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여대생들에게 강하면서도 용서와 평화의 가치를 아는 지도자로 커달라고 당부했다.

구스망 전 대통령은 동티모르의 독립 과정을 설명하면서 “강한 여성이 있었기에 독립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남성이 투옥되고 포로가 되면서 여성이 저항군과 일반 국민 사이에서 위험한 연락책을 맡는 등 독립운동의 주역을 맡았다”면서 “일부는 잔혹하게 고문받고 살해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위험한 활동에 적극 나서줬기에 저항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여성이 강해야 강한 국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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