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마지막 블루오션 아프리카가 열린다>가전·에너지업체, 더운 대륙 특화제품·전력인프라 금맥 캔다

"12억 시장 잡아라" 진출 러시

삼성 트윈 쿨링 냉장고·고효율 에어컨 등 阿 점유율 1위

LG 7개 법인 공격마케팅...동부대우는 드럼세탁기 인기

"사하라 이남 전력생산 급증" 포스코대우 인프라사업 활발

삼성, 가봉 전자정부 구축...OCI 등은 태양광 진출 모색도

저성장 시대 돌파구를 찾는 국내 기업들이 인구 12억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대륙에서는가전·휴대폰 등 소비재 시장뿐 아니라 인프라 건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저성장 시대 돌파구를 찾는 국내 기업들이 인구 12억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대륙에서는가전·휴대폰 등 소비재 시장뿐 아니라 인프라 건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국내 기업들은 저성장 돌파구로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인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프리카대륙은 ‘제2의 브릭스(BRICs)’로 꼽힐 만큼 성장성과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정치·사회적인 이유로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프리카의 정치상황이 점차 안정을 찾는데다 기존 신흥국들이 휘청이고 있어 대체시장을 찾는 기업들은 아프리카를 개척 1순위 신시장으로 보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는 우선 막대한 규모의 내수시장이 매력적이다. 아프리카대륙의 총인구는 12억명으로 절대인구 규모도 크지만 특히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에 따르면 가구소득 1만달러 이상의 중산층 가구 수가 지난 2000년에는 2,771만가구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4,312만가구로 늘었고 오는 2020년에는 7,076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하라사막 이남 소비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연 4%씩 성장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평균보다 성장 속도가 2~3배 빠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소비시장은 1조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강석 KOTRA 시장조사실장은 “아프리카 내에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국내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새로운 수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운 날씨 특화상품으로 검은 대륙 공략 중=국내 전자기업들은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날씨와 지역여건, 현지 문화에 특화된 제품 라인을 내놓는 등 특화된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조직 개편을 통해 중아(中阿) 총괄을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분리, 아프리카 총괄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신설했다. 현지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특화제품인 ‘빌트 포 아프리카(Built For Africa)’ 제품 라인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운 날씨를 감안해 내놓은 트윈 쿨링 냉장고와 액티브 듀얼 워시 세탁기,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등이 인기다. 덕분에 TV뿐 아니라 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가전도 남아공을 비롯해 주요 아프리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아프리카 주요 5개국(남아공·나이지리아·케냐·가나·세네갈)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집트와 남아공 등 남북으로 2개의 생산법인을 차려놓고 대륙 내 7개의 판매법인을 운영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중동·아프리카 지역 내 매출은 2013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LG전자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공략을 위해 두바이 ‘팜주메이라’에서 지역 밀착형 전략제품 발표회인 ‘LG 이노페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카이로지사를 중심으로 이집트·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해 있다. 특히 2008년 진출한 알제리 시장에서 동부대우전자는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2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열악한 전력 사정 때문에 자주 발생하는 정전을 대비해 전기가 들어오지 않더라도 장기간 냉기가 유지될 수 있는 ‘쿨 키퍼 냉장고’ 등 지역 특화제품을 출시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검은 대륙서 금맥 캐는 상사·에너지 기업=종합상사와 인프라·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유통망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데다 전력 등 인프라시설도 열악해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무역보험공사의 수출금융지원을 받아 삼화통신공업과 함께 지난해 가봉 전자정부 구축 사업을 따냈다. 포스코대우는 알제리·이집트에서 전력 인프라 사업을 벌이고 있다. 남아공·케냐·나이지리아에서는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화학·철강재 트레이딩 사업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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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설비 등 인프라 관련 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남아공·보츠와나 등이 속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전력생산량은 지난해 약 90GW에서 2040년 약 385GW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2014년 아프리카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신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같은 해 남아공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에 지점을 설립해 교두보를 마련하고 사하라 이남 지역 국가들에 대한 발전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발전설비 전시회 ‘파워젠 아프리카 2015’에 처음으로 참가해 아프리카 발주처와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보일러·터빈 등 핵심 발전설비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알리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보츠와나전력청이 발주한 2,4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성능 개선 공사를 수주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효성그룹은 2013년 모잠비크 정부로부터 1.3㎿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와 변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또 자동금융거래단말기(ATM) 제조사인 노틸러스효성을 통해 나이지리아에 지문인식 ATM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 태양광발전 기업인 OCI와 한화큐셀도 아프리카 진출을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우현 OCI 사장은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 “올해는 남아공을 신성장 시장으로 지목해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혜진·강도원·이종혁기자 hasim@sedaily.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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