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안홍철 사장 불명예 퇴진' KIC 수익률도 역대 최악

작년 총자산 수익률 -3.0%



안홍철 사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사실상 역대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자산운용을 시작한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와 유럽 재정위기(2011년) 같은 대외적 충격파가 없는 상황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KIC의 마이너스 수익률은 수출해서 벌어들인 보유 외환의 손실로 이어진다.

KIC는 20일 지난해 총자산 수익률이 -3.0%(달러화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KIC는 전 세계적 경기 위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 수익률이 악화한 것으로 설명했다. 미 달러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투자한 자산의 가격이 달러 환산 시 크게 하락한 것도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IC 수익률은 유럽 재정위기 때인 지난 2011년 -3.98%로 뚝 떨어졌으나 이후 △2012년 11.71% △2013년 9.09% △2014년에는 4.02%를 기록했다.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 시절 달러가치가 추세적 강세를 보인데다 그 당시만큼 세계 경제가 불안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지난해 수익률은 기대 이하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안홍철 전 사장이 여야 정치권의 갖은 사퇴 압력에도 막역한 사이인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뒷배를 믿고 방만 경영을 한 탓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해 최고 사령탑이 비위 행위로 불명예 퇴진할 정도로 KIC는 어수선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안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정치 편향적인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수 올려 정치권의 사퇴 요구를 받았다.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고 버티던 안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감사원의 KIC 감사결과 발표 직전 돌연 사퇴해 ‘꼼수사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안 전 사장은 투자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대체 투자를 진행해 대규모 손실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에너지 기업 등 7건에 총 10억5,400만달러를 투자해 이 중 5억9,500만달러(7,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KIC는 지난해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수익률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부여한 운용기준에 비해 0.68%포인트 상회하며 4년 연속 초과수익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