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무언설태



▲올해 졸업한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률이 무려 97.3%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고교생들의 취업률도 97.7%로 대학생 형님들보다 조금 더 높았다고 하네요. 5년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일본 취업률이 이러다간 100%라는 꿈의 숫자를 찍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물론 경기가 좋아졌기 때문이지만 한국보다 훨씬 낮은 대학 진학률 탓도 작용한다는데요. 정작 우리는 우수한 평가를 받는 대학만 정원을 더 줄이는 ‘거꾸로 구조조정’에 골몰하고 있다니 그 배짱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 청사를 화려하게 짓는 ‘호화 청사병’이 도진 것 같네요. 종로구청은 1,880억원을 들여 청사신축을 추진 중이고 서초구와 광진구도 700억~1,000억원을 들여 화려한 청사를 지을 예정이랍니다. 앞서 용산구, 금천구 등이 1,000억원 넘게 들여 겉모습만 화려하고 여름엔 찜통인 청사를 지었다가 비판받은 사례가 생각나네요. 주민들이 청사가 보기 싫다고 다시 지으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기존 청사를 때려 부수고 다시 지으려는 심보를 모르겠네요. 주민 여러분들은 그 이유를 아시는지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개혁을 위한 시간표를 제시했네요. 리커창 총리가 국무원 회의에서 국유기업 자회사 가운데 국민 혈세로 연명하는 345개 좀비 기업을 3년 내 정리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2년 내 석탄·철강 국유기업의 설비 10%를 감축하라는 지침도 내렸군요. 중국 사람들은 일을 느긋하게 처리하는 만만디 스타일로 알고 있는데 좀비 기업 정리는 속도전을 방불케 하네요. 시간표는커녕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 헤매고 있는 우리와는 대조적입니다. ‘빨리빨리’는 원래 한국민의 주특기인데 오히려 중국이 엑셀을 세게 밟고 있군요. 추월당하기 전에 우리도 구조조정 속도를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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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이 파산·회생 제도를 악용해 3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숨기고 채무를 탕감받은 데 대해 2심에서도 징역 6년형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가 항소심에서 “재산을 차명 은닉한 게 아니라 소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 발언이 흥미로운데요. 남의 물건을 감추는 은닉과 자기 물건을 드러내지 않은 비공개를 같은 뜻으로 사용한 그의 말재주가 우리를 웃게 만듭니다.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설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제프리 래커 미국 리치먼드 연방은행장이 6월 기준금리 인상설과 관련 “올릴 근거가 매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네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기는 힘들겠죠. 가뜩이나 정부의 국책은행 직접 출자 압박에 시달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흰머리가 늘겠습니다. 아니, 흰머리가 더 어울릴 수도 있는데...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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