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옥경의 노동운동2.0]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온고지신

[이옥경의 노동운동2.0]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온고지신

이옥경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이옥경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옥경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2016년의 대한민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로봇, 빅데이터가 여러 경제기사의 중요 쟁점들을 점령하고 있다. 신문 기사들을 작은 세계라 한다면 그 세계는 이미 한발 앞서 미래에 가 있다.


혁신적인 미래가 낯설게 느껴지지만 우리의 현재도 곧 그 미래에 도달할 것이다. 정확히 10년 전인 2006년에 휴대폰의 트랜드는 슬림, 슬라이드 등이었다. 그 때 5년 이내에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할 거라고 말한다면 누구도 쉽게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고, 또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다.

관련기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만 떠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것이 변할지라도 그 중심은 인간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그 모든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래의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아 나가기 위해서 인간의 변하지 않는 측면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오래된 교훈은 여기서 필요하다.

옛 것을 배우고 새 것을 익힌다는 ‘온고지신’의 의미를 현대의 기술 혁명 시대에 적용한다면 옛 것의 장점을 키워서 새로운 변화에 대처한다는 것으로 전용할 수도 있겠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한 방법은 역사 깊은 우정사업본부의 장점을 살려서 4차 선업혁명의 변화를 주도하는 한 지렛대로 삼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기능에는 우편과 체신이 있고, 그 밖에도 물류와 통신이 있다. 이 모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발전하고 변화해 온 것이며,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인간의 활동이다. 지금까지는 전자·통신 혹은 기타의 첨단기술 등과 대비되어 저평가되어왔지만 이런 우정사업본부의 기능과 조직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시대의 여러 문제점을 예방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이 서로 유무선으로 결합된 시대에 해킹이나 컴퓨터 바이러스 등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우정사업본부가 가진 전국 규모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동시 관리 통제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모든 가정의 가전제품들이 연결된 사물 인터넷 시대에 해킹이 발생한다면, 네트웍 상에서의 해킹 방어와 함께 누군가가 가가호호 방문해서 1차적인 예방 활동을 해야 할 것 아닌가.

하지만 현실은 매우 나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정사업본부의 기능이 축소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정부 조직으로 자주 바뀌어 일관적인 기능을 하기 어려웠으며, 특별회계 관리법 등에 의해서 활동 의욕까지 꺾였다는 점이다. 특별회계 관리법은 우정사업본부가 벌어들인 수익을 일단 정부에 귀속시켰다가 별도 절차에 따라서 사용하도록 하여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악법으로서, 쉽게 말해 오른손이 번 돈을 왼 손이 쓰지 못하도록 하는 비효율성을 안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으로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관련법안 개정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개정 법안을 국회에 상정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하지만 비효율적인 부처간 이해관계에 가로막혀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회오리치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기본적인 법안마저도 구태의 관습에 잡혀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온고지신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