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해운동맹 재편 타격 현실화되나…부산항 유럽 환적 물동량 34% 감소

4월 부산항 물동량 -5% 감소 경쟁항구보다 5배 하락

수출 부진·해운동맹 재편 양대 파도에 부산항 물동량 ‘뚝’

부산항 전경./서울경제DB부산항 전경./서울경제DB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5% 넘게 감소했다. 수출부진에 이어 내년 4개에서 3개로 최종 재편되는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체제를 앞두고 일부 선사가 항로를 조정하며 유럽 환적 물량이 30% 이상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두고 제3 해운동맹에서 현대상선이 빠지며 입지가 좁아진 우리나라의 환적 물동량 감소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부산항 물동량이 158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5.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달 글로벌 10대 항만의 감소폭(-0.9%)보다 5배가량 큰 수치다. 반면 가까운 경쟁 항만인 중국 상하이항은 4월 물동량이 0.7% 늘었고 칭다오항과 광저우항도 각각 3.9%, 7.4% 증가했다. 부산항은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항만이다.

1415A01 글로벌 3대 해운동맹 점유율1415A01 글로벌 3대 해운동맹 점유율


부산항의 물동량이 감소한 가장 주요 원인은 수출 부진이다. 지난달 중국 수출은 18.4% 감소해 중국으로 가는 물동량도 5.8%(9,000TEU) 줄었고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중국 환적 물동량도 11.5%(3만1,000TEU) 위축됐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글로벌 해운사의 항로 변경에 따른 영향도 컸다. 지난달 부산에서 유럽(-34.3%)으로 가는 환적량이 감소했는데 이는 최근 중국 코스코차이나쉬핑과 함께 제2의 해운동맹을 결성한 프랑스 CMA-CGM이 일부 환적 노선을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 CMA-CGM의 항로 변경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량은 약 1만~1만5,000TEU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규모(8만6,000TEU)의 11~17%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두고 내년 해운동맹이 3개 체제로 개편되면 부산항 물동량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 상황. 올해까지 4개(2M·G6·오션3·CKYHE)인 해운동맹은 내년에 3개로 재편된다. 이 가운데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가 맺은 2M, 중국 코스코차이나쉬핑과 프랑스 CMACGM 등 4개사는 지난달 새 얼라이언스인오션(OA)을 발표했다. 이달 독일 하파그로이드를 중심으로 ‘디(THE)얼라이언스’가 결성되면서 내년 4월께부터 세계의 바다는 3개 해운동맹 체제로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기존 4개 해운동맹에 각각 포함되어있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가운데 제3의 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는 한진해운만 초기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내년 4월 출범까지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에 승선하지 못하면 부산항을 거치는 환적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 부산항은 지난해 전체 물동량(1,943만TEU) 가운데 환적 물량(51.87%)만 1,008만TEU에 이른다. 현대상선이 해운동맹에서 최종 제외되면 현대상선 몫의 환적 화물들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 주변 항구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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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미국 서부항만 노조 파업으로 인한 화물 운송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일부 선사들이 부산항 환적을 많이 늘려 높아진 기저효과 때문에 부산항 물동량이 경쟁 항만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면서 “CMA-CGM이 항로를 변경한 것은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과는 연관이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항과 달리 인천항은 물동량은 9.5% 개선된 22TEU를 보였다. 인천항에서 직접 중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13만2,000TEU로 6% 증가했고 베트남(18.3%)과 태국(9.0%) 물동량도 늘었다. 광양항 물동량도 전년동월보다 2.6% 뛴 21만TEU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내 전체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14만8,00TEU로 전년동월 대비 2.5% 줄었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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