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채현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장



매시간마다 스마트폰을 통해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정보 속에 우리는 잠시라도 한눈 팔면 뒤처지는 느낌이 드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증권시장에서는 ‘정보는 곧 돈’과 직결되는 만큼 중요 정보를 투자자에게 신속히 전달할 수 있게끔 공시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지난 5월부터 증권시장에서는 기업의 주요경영사항을 포괄적으로 투자자에게 신속히 전달토록 하는 포괄주의 방식의 공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공시는 규제당국이 중요하다고 열거한 사항만 이행하면 어떤 경우에도 면책되는 수동적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경영환경 변화에 수반하는 중요정보를 기업이 적극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 단계 이전에도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이는 공시 패러다임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한국시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함으로써 대외 신인도 및 기업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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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본인이 보고 싶어하는 정보만 선별 취득해 객관적 판단을 저버릴 수 있음을 많이 목격했다. 앞으로 포괄공시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해 기업의 중요정보들이 빠짐없이 제공된다면 정보에서 소외돼 피해를 입는 선의의 투자자들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생업을 하면서 재테크를 위해 증권시장에 참여하는 현대인들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재산을 건전히 불려 나갈 수 있도록 기업과의 소통수단인 공시와 더욱 친밀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괄공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도 주주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보제공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내부정보 관리체계를 재구축해 공시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역시 기업정보를 잘 활용해 제대로 된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거래소도 기업과 투자자간 합리적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중요정보의 완전한 공시’라는 공시주의의 이상이 시장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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