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우오현 SM그룹 회장 "SPP 실사 후 망연자실…우발 채무만 400억 넘어"

SPP조선 인수 추진 우오현 회장 단독 인터뷰

기존 저가 수주·구조 조정 비용

MOU에 반영 안돼 손실 불가피

채권단에 추가 비용 조정 요구 전달

M&A 성사 여부 채권단이 쥐고 있어

우오현 삼라마이더스그룹 회장우오현 삼라마이더스그룹 회장


SPP조선 매각이 중대 기로에 놓인 가운데 인수를 추진해온 우오현 삼라마이더스(SM)그룹 회장은 “SPP조선에 대해 정밀실사 이후 망연자실했다”며 “채권단이 양해각서(MOU)에서 밝힌 추가 비용, 우발부채 등이 실제와 크게 달랐다”며 채권단을 강하게 성토했다.

우 회장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SPP조선 인수 협상에 대한 SM그룹 측의 입장을 소상히 밝혔다.


그는 “우리 입장은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때 맺었던 MOU에 쓰여 있는 내용대로 이행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M그룹은 지난 3월23일 채권단과 SPP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MOU를 맺고 이후 한 달여간 정밀 실사를 벌였다. 인수 예정가는 유상증자 및 부채 인수 3,700억원이었다. 또 당시 MOU에는 추가 부실이나 비용에 대해서 최대 625억원까지 가격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는 단서조항도 달려있었다. 우 회장은 “실사 결과, 구조조정 및 이란에서의 추가 선박 수주 시기 연기 등으로 인해 회사 정상화 시기까지 768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수주한 배는 지어서 인도하는 순간 손해”라며 “저가 수준에 따른 손해도 SPP조선을 인수하면 우리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잉 인력 역시 문제였다. 그는 “현 상황에서 적정 인원은 정규직 기준 350명이지만 현재는 600여명”이라며 “실상 현 인원의 절반가량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이 구조조정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성과 통영 야드 셧다운 이후에도 생산직은 퇴직했지만 관리직에 대해 인력 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우 회장의 지적이다.

관련기사



이외에도 이란 수주건 역시 채권단의 설명과는 달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우 회장은 “이란과 경제제재 이후 계약한 선박 10척에 대해서도 수주할 수 있게끔 해주겠다고 했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실제로 적정 선박 가격에 계약이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PP조선은 이란과 경제제재 이전에 10척의 벌크선에 대해 수주 계약을 맺은 상태로 최근 경제제재 해제 본계약 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금융조건, 선박 가격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 회장은 세금·이자·소송에 따른 추가 부채 425억원을 문제 삼았다. 그는 “MOU나 투자설명서(IM)상에 들어가 있지 않았던 세금이나 하자 소송부채가 425억원이나 발견됐다”며 “이 부분은 기존에 협상 과정에 없던 부분으로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SM그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채권단의 주장과는 달리 공은 채권단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지난 23일 채권단에 MOU상에 없었던 추가 비용에 대해 조정을 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며 “결단은 오히려 채권단이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조선업 종사자들이 비관 자살하기도 하는 등 조선업 고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SPP조선 근로자들이 기대를 많이 걸고 있는데 인수합병(M&A)협상이 잘 안돼서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우 회장은 20대부터 건축 사업에 뛰어들어 건설업을 기반으로 회사를 키워온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최근 들어서는 왕성한 M&A를 통해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를 4조7,000억원까지 키웠다. 티케이케미칼·남선알미늄·대한해운 등 상장사 3곳을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동아건설과 성우건설 인수에 뛰어들었다.

이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