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26일 공동 개최한 ‘한반도경제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지난 25일 방한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북한 경제 상황, 북한의 연이은 대화 제안 등 남북관계 주요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행사의 사회자를 맡은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반 총장의 남북관계 관련 발언을 근거로 “반 총장이 보수진영의 대선 주자가 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들고 나와 대선 국면에서 남북관계가 전환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하현철 여의도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을 바라보는 국내의 시각에 대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며 왜곡해서 보려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를 근거로 일부 전문가들이 “북한이 핵 대신 경제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정작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감행한 사례를 언급했다. 북한 경제에 대해서도 “지난 5년 동안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기여해온 철광석·무연탄 등 광물자원 수출이 2015년에는 무연탄을 제외하고 대부분 의류 등의 품목으로 교체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북한 경제가 어려웠다면 과연 올해 초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을지, 평가를 다르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창석 선양하나재단 한국대표 역시 “북한 입장에서는 평양에 대한민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들어와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한국을 왕따시키고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북한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곱씹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군사회담 제안에 대해 이명구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진행된 남북 군사회담에서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주제는 ‘대북심리전 중단’이었다”며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대북심리전을 대북제재 수단으로 강화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현 한반도미래연구원장은 국제정세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베트남·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대립에서 점점 각을 세우고 있는데 북한 역시 이들 변수 중 하나일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 문제만 해결하고 싶겠지만 중국은 패키지로 함께 해결하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북핵 문제의 해결이 우리의 기대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