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한국 첫 동성혼 소송을 각하한 가운데 당사자인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이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전했다.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그해 말 혼인신고서를 관할 구청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4년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서울 서대문법원에 불수리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가족관계등록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을 냈고, 법원은 약 2년 만인 지난 25일 이에 대한 각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김조광수 감독은 “1심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며 “여전히 사법부가 대한민국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 국민들은 서부지법의 결정처럼 혼인을 좁게 해석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여론으로 보더라도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상당하다. 2심 법원에서는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승환 대표는 법원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며 “법원의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으므로 이제 진짜 소송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소 제기 이후 많은 동성 커플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는데 향후 소송에 참여하고 함께할 신청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동성혼 소송 대리인단은 법원의 각하 결정에 대한 대응으로 이날 서부지법에 항고장을 접수하는 것과 동시에 제2차 동성혼 소송 신청서를 서울가정법원에 접수한다고 알렸다. 제2차 동성혼 소송의 당사자는 레즈비언 커플, 게이 커플 등 두 쌍으로 대리인단은 “한 커플에 대한 각하가 있다면 2배수 이상으로 소송 당사자들을 늘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MBC 뉴스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