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서울경제TV] 구조조정 추진 한달… 조선·해운 어디로가나?

현대상선등 해운업 이번주 구조조정 분수령

금융위 “물리적 시간 구애 안받겠다” 한발 물러서

현대상선 이어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도 미지수

한진해운 용선료 연체… 벌크선 1척 남아공 억류



[앵커]


정부가 해운,조선업종등에 대한 구조조정의 청사진을 제시 한지도 한 달이 지났습니다. 전방위로 몰아닥친 구조조정 칼날이 매서운데요. 오늘은 김혜영 기자와 구조조정에 놓인 산업들의 현황을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현재 가장 뜨거운 현안이 조선과 해운업을 비롯한 구조조정입니다. 구조조정발 태풍에 놓인 해운업계 상황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해운업의 구조조정은 현대상선을 필두로 이번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상선은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 양일간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는데요. 이전에 용선료 협상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만약 용선료 협상에 실패할 경우 현대상선은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은 이미 지난 상황입니다. 당초 20일로 약속됐던 시간을 넘기게 되자 금융위는 “물리적 시간에 구애 받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선건데요.

시장에서는 정부가 현대상선을 법정관리에 보낼 배짱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상 이런 인식이 퍼지면서 현대상선은 물론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진해운은 현재 1,100억원의 용선료를 연체하고 있고 다음 달이면 2,000억원대로 불어납니다. 이와 관련해 전일 한진해운의 벌크선 1척이 용선료 연체로 인해 남아공에 억류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참다못한 선주가 실력행사에 나선건데요. 이 여파가 번져 해운동맹에서 퇴출 될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앵커]

해운업에 이어 조선업 역시나 기업 구조조정 격랑 속에 있습니다. 특히 조선업 침체 속 수주가 바닥나면서 대형 조선사부터 중소형 조선사까지 휘청이고 있는데요. 조선업의 구조조정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로 전환되면서 조선업계는 본격적인 ‘빅3-중소형사’ 투트랙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빠졌습니다. 감원부터 퇴출까지 사상 최악의 한해에 조선업계가 신음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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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조선소 4위에 이름을 올렸던 STX 조선은 지난 3년 동안 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회생에 실패했습니다. STX조선해양에 이어 SPP조선 또한 삼라마이더스 그룹과 진행 중이던 매각 협상이 결렬되며 법정관리가 유력해진 상황입니다.

한편,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지난주 채권은행을 통해 추가 자구계획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다음 행보를 정하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앵커]

조선,해운 뿐만 아니라 철강산업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구조조정의 바람이 철강업계에도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정부가 당장 구조조정이 필요한 민감업종이 아닌 공급과잉업종으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철강업계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실제 포스코, 현대제철등이 소속된 철강협회가 최근 구조조정 방향을 진단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나 채권단이 직접 나서서 구조조정을 강제하지는 않지만 업계에서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하라는 메세지입니다. 철강업체들은 진단 결과를 토대로 오는 8월 시행될 정부의 지원정책인 ‘원샷법’의 적용을 받을지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죠?

[기자]

네, 기업 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고, 또 금융 시장의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데요.

결국 내수를 중심으로 경제 성장세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이런 현상은 지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두 달 연속 상승세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조선,해운 기업이 거점을 두고 있는 울산과 경남지역에 불어닥친 소비 한파는 두드러지는데요. 1분기 소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울산과 경남이 전국 16개 시, 도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울산과 경남지역이 1년 전보다 소매판매가 1% 증가한 반면 전국의 평균은 4배가 넘는 4.5%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여러 문제가 산적한 기업 구조조정,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기자]

전일 법정관리행이 확정된 STX조선은 사실상 정부가 추진한 구조조정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업황에 대한 이해가 부재한 상태에서 부족한 자금을 메워 주는 땜질식 자금 수혈의 구조조정은 더욱 큰 화를 부른 것입니다.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붙기’로 실패한 STX를 반면교사 삼아 향후 조선,해운 전반에 걸쳐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개편의 큰 그림과 경제논리에 입각해 살릴 기업과 퇴출시킬 기업을 가려내지 않으면 결국 혈세만 낭비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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