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와 법조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홍만표 변호사가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출두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은석기자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에 연루된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가 27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세금탈루 등 일부 혐의에 대해 시인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통했던 홍 변호사는 이날 자신이 근무하던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얄궂은 입장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10시 홍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및 조세포탈 혐의 등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홍 변호사는 검찰 출석에 앞서 탈세 혐의에 대해 “퇴임 이후 변호사로서 주말이나 밤늦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 다소 불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일부 시인했다.
다만 검사장 출신 ‘전관’으로서 검찰 내부에 수사와 관련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영향력 행사를 안 하려고 변호사들과 협업하는 절차를 취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몰래 변론’ 의혹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검찰 조사에서) 해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한 탈세 혐의에 대해서는 시인하되 로비 의혹 등 핵심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홍 변호사가 검찰과의 ‘수싸움’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적극적으로 본인 입장을 진술하고 있다”며 “혐의를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 부인하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홍 변호사는 대표적인 특수부 검사였던 자신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데 대해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참담하다.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 조사받게 됐다. (심경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정 대표 로비 의혹의 또 다른 ‘전관’인 최유정(46·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와 송모 이숨투자자문 대표에게서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받고 재판부 로비를 한 혐의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탈세 및 사기 등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