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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치료 가능한 하나의 질병…꾸준한 약물에 가족의 헌신도 중요

국내선 100명 중 1명꼴 발병

방치·낙인찍기는 악화 부추겨

편견 벗고 적극 치료 나서야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된 것과 관련해 경찰이 26일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 내리면서 ‘조현병(정신분열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조현병이 범죄를 불러온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조현병 환자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회 곳곳에서 양산되고 있다.


이에 조현병을 다루는 전문가집단인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이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환자와 가족에 대한 낙인찍기가 외려 이들을 돌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이끌어 사회적 문제를 만들 수도 있는 만큼 조현병을 치료 가능한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현병이란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등에 이상이 생겨 말·행동·감정·인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정신병적 상태를 일컫는다.

원래는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이었으나 단어 자체의 부정적 어감이 커서 지난 2011년 조현병으로 개명됐다. ‘조현(調絃)’이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조절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병에 걸리게 되면 환청이 들리기도 하고 병적 믿음이라 일컫는 망상이 생기기도 한다. 조현병 환자는 지나칠 정도로 쉽사리 흥분하거나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지만 급성기가 지나가면 사회생활이 극도로 위축돼 외려 밖에 잘 나오지 않고 타인과의 사회적 접촉을 끊어버리는 자폐적 생활 태도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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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국내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으며 15∼25세 남성의 발병률이 가장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조현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물학적·유전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환경적 스트레스에 다량 노출됐을 때 발병한다는 학설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약물을 투여한 경우 1년 내 재발할 확률이 14%이나 투여하지 않은 경우는 55%까지 올라간다”며 “약물의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투여는 재발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는 만큼 정신과 약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지우고 꾸준한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 가족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하다.

한 교수는 “환자 방치는 금물”이라며 “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해 일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개인 정신 치료뿐 아니라 대화의 장을 열어주는 집단 치료 등도 병행하며 헌신적인 애정으로 이들을 보듬고 증상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물에 의해서 잘 호전되는 증상으로는 불안, 초조, 불면, 불안정한 기분 상태, 한 가지에 집착되는 생각, 환각, 망상, 짜증, 분노폭발, 충동적이고 난폭한 행동, 집중력 장애 등이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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