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자유당' 존슨 美 대선 참가...클린턴 VS 트럼프, 누가 덕 볼까

'Never 트럼프·클린턴' 기치

부동층 유권자 마음 사로잡아

3자대결서 10% 지지율 얻어

감세주장 등 보수성향 가까워

두각 땐 트럼프가 불리할 듯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간에 초접전 양상을 띠던 미국 대선을 뒤흔들 돌발변수가 생겼다. 제3의 정당인 자유당이 게리 존슨(63·사진) 전 뉴멕시코주지사를 대선후보로 내세우면서 예상치 못한 3자 대결구도로 확대된 것. ‘e메일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클린턴과 ‘막말’ 이미지가 강한 트럼프 사이에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표가 존슨에게 눈을 돌릴 경우 대선판도를 결정할 스윙보트를 쥐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자유당은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존슨 전 주지사를 대선후보로 지명했다. 존슨 전 주지사는 지난 2012년 대선 때도 자유당 후보로 출마한 경력이 있다. 포천지는 존슨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윌리엄 웰드 전 매사추세츠주지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나는 민주·공화 양당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다”면서 “자유당이 다수당이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천지는 “‘트럼프도 아니고 힐러리도 아니다(Never Trump and Never Hillary)’는 구호를 내건 존슨 후보가 유권자들의 구미에 맞는 제3의 옵션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존슨 후보는 23세 때 뉴멕시코에 빅J엔터프라이즈라는 건설회사를 설립해 성공한 뒤 1999년 회사를 매각해 백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1995년 공화당 소속으로 뉴멕시코주지사에 당선됐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에는 자유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으나 1%를 얻는 데 그쳤다. 존슨 후보는 정부의 역할 축소를 주장하는 보수성향에 가깝다. 소득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과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연방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에 유일하고 가장 큰 위협”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그는 뉴멕시코주지사 재직 당시 적자재정을 균형으로 돌려놓고 창업기업의 고용을 늘리는 경제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보수와 진보 간 해묵은 논쟁거리인 마리화나와 낙태 합법화 여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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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후보의 출발은 순조로운 편이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존슨 후보는 3자 대결에서 10%의 지지율을 얻었다. 4년 전 득표율에 비하면 괄목상대다. 향후 관건은 그가 클린턴과 트럼프 중 어느 쪽의 표를 더 흡수할 것인가이다. 폭스뉴스 조사를 보면 트럼프와 클린턴 후보는 양자대결시 각각 45%, 42%의 지지를 얻는 반면 존슨을 포함한 3자 대결에서는 각각 42%, 39%의 지지를 받았다. 존슨 후보가 두 후보의 표를 골고루 흡수하는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와 클린턴에 대한 비호감도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이어서 존슨 후보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와 클린턴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54%, 58%로 절만을 넘었으며 유권자의 47%는 “제3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존슨 후보가 두각을 나타낼 경우 불리한 쪽은 트럼프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존슨이 공화당 출신인데다 감세 등 대선공약 대부분이 공화당의 정책과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 존슨 후보는 트럼프를 ‘인종주의자’라고 몰아세우는 등 공화당 지지자 표를 흡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존슨 후보는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지정하는 5개 전국 여론조사에서 15%의 이상의 지지율을 얻을 경우 공식 대선후보 TV토론에 참가할 수 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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