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 투기세력 위안화 흔들 조짐...中경제 다시 시험대에

한동안 안정세 이어갔지만

美금리인상에 경착륙 경고음

글로벌 헤지펀드 대거 공세땐

당국 환율방어 한계 닥칠수도

통상 압력까지 거세져 고민 커져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중국 경제에 ‘6월 위기론’의 암운이 드리우면서 글로벌 시장의 시선이 또다시 중국에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오는 6~7월 금리 인상 예고로 연초 급락 이후 주춤하던 위안화의 하락세가 재개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중국 냉연강판에 최고 522%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철강 전쟁 선전포고를 한 미국과 중국간 무역 마찰도 중국 경제 숨통은 조이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안정세를 찾았던 중국 경제가 또 한번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글로벌 위안화 투기세력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맞춰 또 한 차례 위안화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 3조2,000억달러라는 중국의 세계 최대 규모 외환보유액 실체가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시 고개 들기 시작한 중국 금융시장 위기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증시가 붕괴되면서 위안화 가치 급락과 중국 경착륙론 등 중국 경제 위기론의 불을 지핀 곳은 대체로 외신을 비롯해 글로벌 투기 시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중국 내에서까지 위기론 경고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지 제일재경은 30일 “6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예고,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우려, 상하이A주식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진입 여부 등 각종 변수가 산재해 있다”면서 “인민폐(중국 위안화)에 위기의 한 달”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중국발 위기론의 뇌관은 단연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다.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된 측면이 강하지만 최근 중국 실물경제 지표 악화 흐름과 맞물리면서 위안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해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연준이 6~7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면서 실제로 위안화 약세 압력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5784위안을 기록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5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올 1월 장중 최저치였던 달러당 6.6위안마저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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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위협 요인으로 부상한 미-중 무역 분쟁= 위안화 가치 하락을 필사적으로 막아온 중국 금융당국은 미국 금리 인상 예고로 위안화가 다시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장 6월6~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연례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위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을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만나 미국 금리 인상 시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중국 매체들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철강과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기미가 보이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 악화를 우려하는 중국 당국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국가인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연일 통상 압력 수위를 높이면서 가뜩이나 정체에 빠진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6.5%라는 마지노선을 세워놓은 중국은 자칫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밀리면 경제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통상 압력에 정면 승부라는 초강수로 맞서고 있다. 지난 27일 중국상무부는 최근 미국이 중국 주요 철강업체의 가격 담합을 조사하겠다고 압박하자 “세계 무역질서를 어지럽히는 보호무역주의의 발상”이라며 미국의 가격 담합 조사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같은 중국 당국의 강경 모드는 역설적으로 외환보유액 급감에 따른 환율 방어 한계론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6월 3조7,475억달러에서 연말에는 3조3,304억달러로 급감한 데 이어 올 2월 3조2,023억달러로 5,000억달러 이상 쪼그라들었다. 3~4월 외환시장이 다소 안정되면서 달러화 유출 추세도 주춤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달러 유출에 다시 불을 지필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에서는 올 초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위안화 매도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 위축 현상은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봉황망은 일본 재무성의 최근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말 기준 제2위 채권국 지위를 독일에 넘겨줬다면서 이는 하나의 ‘경고신호’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1조6,000억달러의 채권을 보유해 일본(2조8,200억달러)과 독일(1조6,200억달러)에 이어 3위로 밀렸다. 봉황망은 “중국의 제2위 채권국 지위 상실은 중국 경제 현실이 건강하지 않고 국제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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