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최고가 톱3 휩쓴 김환기 그림의 공통점

29일 홍콩경매서 사상 3번째 고가에 낙찰

한국미술경매 사상 1,2,3위 김환기가 휩쓸어

점화,1970년대초, 대형그림 공통적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한국 미술경매 사상 3번째 높은 가격인 약 45억6,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3-V-71 #203’ /사진제공=서울옥션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한국 미술경매 사상 3번째 높은 가격인 약 45억6,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3-V-71 #203’ /사진제공=서울옥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가 홍콩을 진앙지로 아시아 미술시장을 또 한번 흔들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저녁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무제 3-V-71 #203’이 약 45억6,000만원(3,0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한국 근현대미술품 경매 사상 3번째 높은 가격이며 이로써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은 1위부터 3위까지 모조리 김환기가 휩쓸었다. 최고가 낙찰작은 지난 4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팔린 김환기의 ‘무제’로 약 48억6,750만원(3,300만 홍콩달러)에 팔렸으며, 이보다 6개월 앞서 지난해 10월 같은 경매에서는 ‘19-Ⅶ-71 #209’가 47억2,1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8년간 미술경매 사상 최고가 자리를 지켰던 박수근의 ‘빨래터’(낙찰가 45억2,000만원·2007년 거래)는 4위로 밀려났고, 이중섭의 ‘황소’(낙찰가 35억6,000만원·2010년 거래)가 5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톱3를 독차지한 김환기의 작품의 공통점은 △점화(點畵) △1970~1971년작 △ 2m 이상의 대작이라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초기에 한국의 자연을 소재로 하다 점차 반구상으로 변화해 기하학적 추상의 과정을 거친 김환기는 ‘점화’에 이르러 완전한 추상의 경지에 이르렀고 특히 ‘푸른 점화’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이 점화 연작이 처음 공식적으로 선보인 것은 1970년이었고, 이 시기를 전후해 작가는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다 1974년 타계했다. 특히 2m 이상의 대작은 점을 찍고 그리는 행위가 수천 번 반복적으로 담겨 해탈의 경지, 우주적 심오함을 뿜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서울옥션에서 낙찰된 작품은 점화이면서도 4가지 색조로 제작된 점이 특이했다. 1971년 작이며 세로 215㎝ 크기의 대작이다. 추정가 30억~40억원에 나와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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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K옥션 홍콩경매에서 약 10억2,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사진제공=K옥션지난 29일 K옥션 홍콩경매에서 약 10억2,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사진제공=K옥션


김환기의 인기는 같은 곳에서 3시간 앞서 열린 K옥션의 경매에서도 뜨거웠다. 한국의 자연을 단순하게 표현해 반(半) 추상으로 그린 김환기의 1964~1965년작 ‘무제’가 이날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인 약 10억2,000만원(670만 홍콩달러)에 팔리는 등 출품된 김환기의 작품 5점이 모조리 추정가를 웃돌며 새 주인을 찾아갔다.

양사 경매 모두 김환기를 필두로 한 ‘단색화’의 인기가 높았다. 서울옥션은 총 74점을 출품해 60점(낙찰률 82%)을 판매했고 낙찰 총액166억3,000만원을 거둬들였으며, K옥션은 67점 중 57점(85%)이 거래 성사돼 낙찰 총액은 78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28~29일 양일간 열린 크리스티 홍콩의 ‘아시아 20세기미술과 동시대미술 경매’에서도 한국작품이 20점 출품돼 19점이 낙찰되는 등 한국미술에 대한 아시아 컬렉터들의 비상한 관심을 반영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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