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요트생산 수출로 부활' 伊 비아레지오 본받자

전경련, 중소 조선사에 대안 제시

비아레지오(Viareggio)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레저선박 제조단지다. 당초 조선업체 세크(SEC)를 중심으로 일반 선박을 만들던 곳이었지만, 지난 2002년 세크가 도산한 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베네티를 포함한 12개 요트업체가 세크를 인수해 조선소와 항만시설을 레저선박 제조시설로 바꾼 것이다. 이후 30여개의 레저선박 제조사와 약 1,000개의 부품생산업체가 밀집한 클러스터가 됐고 지금은 전 세계 슈퍼요트의 약 22%를 생산한다. 쇠락한 조선소가 요트 같은 해양레저 선박의 중심지가 된 셈이다.


비아레지오가 공급과잉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 조선업체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레저선박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이 융합된 해양레저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카누와 요트를 이용한 바닷길도 만들자고 제안했다. 뉴질랜드 남섬의 아벨 타스만 국립공원에서는 요트와 카약, 수상택시를 갈아타며 즐길 수 있는 54.3km 길이의 구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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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는 바다에서 요트나 카약을 이용해 관광을 하기가 어렵고 현행법상 긴 구간의 코스를 만들기가 힘들다.

관련법에는 반드시 사업자 이름의 계류장과 매표소를 만들어야 해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업체간 제휴가 어려운 탓이다.

전경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도 들었다. 남아공은 정부에서 레저선박 제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 유럽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에 요트를 공급하는 나라가 됐다. 20여년전만 해도 레저선박 제조업 불모지였지만 지금은 전세계 ‘멀티헐(선체가 2개 이상인 레저선박)’의 30%를 생산한다.

박소연 전경련 미래산업팀장은 “국내 중소 조선사의 경우 해양레저 선박 제조로 방향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내수보다는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 볼만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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