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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뱅크' 뒤바뀐 1위...다시 불붙은 가요프로 순위제 폐지론

집계 오류로 순위 정정 발표

임의적 기준·음원 사재기 등

공정성 논란 끊임없이 제기

"팬덤 위해 있어야" 주장도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논란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곳은 KBS ‘뮤직뱅크’다. KBS는 지난달 30일 음반 판매량 집계에 오류가 있었다며 1위가 AOA의 ‘굿 럭’에서 트와이스의 ‘치어 업’로 변경됐다고 정정 발표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7일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AOA의 음반 판매량이 부풀려졌다는 누리꾼들의 지속적인 의혹 제기에 KBS가 나흘 만에 자사의 실수를 공식 인정한 것. 뮤직뱅크의 ‘K차트’ 순위집계는 디지털음원(65%)+방송횟수(20%)+시청자선호도(10%)+음반판매(5%)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한터차트 주간 판매량과 신나라미디어·핫트랙스 주간 판매량 합산 과정에서 순위 집계가 담당자의 실수로 AOA에게 점수가 높게 부여됐다는 것이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순위제 폐지론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간 집계방식이 다르다 보니 방송사마다 순위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은 데다, 일부 매니지먼트사들이 음원 사재기를 통해 순위를 왜곡하는 상황까지 발생해 공정성 시비가 계속 논란이 됐던 것. 이러한 상황에서 담당자의 실수라고는 하지만 공신력 있는 KBS마저 순위 정정 발표를 하자 ‘순위제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순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게 무용론자들의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빌보드 차트, 일본의 오리콘 차트와 같이 공신력 있는 순위 시스템이 아닌 각 방송사 기준대로 순위를 결정하고 이 순위마저 신뢰와 공정성을 보장되지 않는다면 순위도 순위 프로그램도 무의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게다가 순위제 유지의 대표 논리인 순위 폐지에 따른 몰입도 및 인기 하락은 실제로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순위제를 폐지한 MBC ‘쇼! 음악중심’의 지난 28일 방송분 시청률은 2.0%로 KBS ‘뮤직뱅크(27일 1.4%)보다 높았고, SBS ‘인기가요’(29일 2.6%)보다는 낮았던 것. 이는 결국 순위제 유지 여부가 시청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순위제 프로그램 폐지가 능사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팬덤을 위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새 앨범을 냈을 때 1위를 차지하고 팬들이 1위를 만들었다는 만족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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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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