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경기 식어가고…대내외 악재 쏟아지고…'부양 카드' 압박 커진다

경기 하방경직성 커져 2%중반 성장도 장담 못해

미니부양책 이미 써버려 하반기 경제운용 골머리

소비·재정절벽 우려 씻을 특단책 내놓을지 주목



연초 주요2개국(G2)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로 흔들렸던 한국 경제가 6월을 맞아 또다시 고난의 시험대에 오른다. 수출과 내수의 구조적인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은 진행 중이고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여부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증폭되고 있다.

우리 경제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이들 대내외 변수가 복합적으로 겹쳐 충격이 커지는 ‘칵테일 효과’가 나타나면 파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 약한 고리가 언제든 균열을 일으켜 실물경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힘이 부치는 거시경제가 정상적인 성장 궤도를 이탈해 3%대 성장은 고사하고 2%대 중반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재정 조기 집행, 자동차 개별소비세 연장 등 미니 부양책을 사용한 정부도 하반기 경제운용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경기의 하방 경직성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보다 강력한 부양 카드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6월은 한국 경제의 지뢰밭=악재가 몰려 있는 6월 ‘깔딱고개’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의 방향성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2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14~15일), 브렉시트 여부(23일) 등 우리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대외 변수들이 몰려 있다.


유가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핵심 변수 중 하나다. 최근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45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력품목의 수출이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원유 공급과잉 완화를 위한 생산량 동결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도 큰 변수다. 최근 미국의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인 4.9%를 기록하고 2·4분기 성장률은 2.5% 안팎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가 호전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7일 “몇 달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 투표도 관심이다. 만일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파운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며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하반기 소비·재정절벽 우려…대규모 부양책 나오나=정부는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 자료에서 “경기회복 모멘텀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수출·투자 등 민간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경기지표 관련 자료에서 정책방안을 직접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실상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경기부양책을 담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월 산업생산은 3개월 만에 감소세(-0.8%)로 돌아섰다.

정부는 2월 설 연휴 직전 ‘21조원+알파(α)’의 미니 부양책을 통해 경기를 보완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1·4분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가 내수시장을 강타했던 지난해 2·4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재정을 상반기에 이미 당겨쓰고 개소세 연장 등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부분 사용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재정절벽·소비절벽에 대한 우려가 크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실업의 여파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6월 말에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어떤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성장률 하향 조정 여부도 거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 하방 위험을 비롯해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