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연말 쇼핑축제에 G2 지갑 열린다"… 히트상품 보유주 주목을

'중국판 블프' 광군제 호재… 유아용품주 등 일제 상승


연말을 앞두고 중국의 '광군제'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대표되는 대규모 소비촉진 이벤트들이 줄줄이 열리면서 화장품과 의류·유아용품·가전 등 소비 관련주들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시화로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마땅한 상승 모멘텀도 찾기 어려운 만큼 연말 대형 할인 행사 기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업종에 대한 선별적 투자로 수익률 극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코스닥시장에서 보령메디앙스(4.17%)와 아가방컴퍼니(3.17%), 제로투세븐(1.36%) 등 유아용품 관련주들은 일제히 전일 대비 상승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제로투세븐의 모기업인 매일유업도 전날보다 3.41% 상승하며 7거래일 만에 오름세를 기록했다.

유아용품과 함께 대표적인 중국 소비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주도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5거래일 만에 상승한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0.40%)을 비롯해 에이블씨엔씨(3.16%)와 토니모리(3.12%), 한국화장품(2.97%), 코리아나(2.15%), 코스맥스(1.15%) 등도 상승 마감했다. 또 9거래일 만에 반등한 대현(3.73%)과 베이직하우스(1.61%) 등 패션기업들의 주가도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이날 패션·화장품·유아용품 등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광군제는 독신을 뜻하는 숫자 '1'이 4번 겹치는 매년 11월11일에 맞춰 중국 유통업계가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서는 날로 중국 내에서 하루 기준으로 연중 가장 많은 소비가 이뤄진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타오바오몰의 경우 지난 2010년 9억위안이던 광군제 하루 매출이 지난해에는 571억위안으로 4년 새 60배 넘게 급증했다. 알리바바그룹 이외의 쇼핑몰 매출까지 모두 더할 경우 무려 1,300억위안(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자정부터 시작된 올해 광군제에서도 행사 시작 13분도 안 돼 100억위안어치가 판매되며 지난해 매출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진 우려에도 올해 광군제 온라인 쇼핑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화장품과 유아용품 등을 중심으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물론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활성화로 국내 소비재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내 쇼핑몰이나 한국의 역직구(전자상거래 수출) 통계를 살펴본 결과 화장품, 의류·액세서리, 유아용품 소비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중국인 여행객의 소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중국 소비 관련주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도 연말 소비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27일)부터 연말까지 1인당 평균 소비규모는 805.65달러로 지난해 수치(802.45달러)를 웃돌 것으로 조사됐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저유가와 임금상승으로 미국 가계의 소비 여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해 수출주 가운데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크게 위축됐던 내수소비가 개별소비세 인하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는 점도 소비 관련주들에 단비가 되고 있다. 김진영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추경 집행과 내수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내수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 진입은 소비 관련주의 상승 모멘텀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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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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