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주)가 이르면 7월 일본에서 상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네이버는 “아직 결정된 것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라인이 일본에서 상장하면 약 2,000억~3,000억 엔(약 2조1,533억~3조2,300억 원)의 자금을 조달,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라인의 해외시장 개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증권거래소가 라인의 상장을 이달 중 승인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상장 시 주식시가총액은 6,000억엔(약 6조4,600억원)에 달해 올해 일본 주식시장에서 신규주식 공모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했던 8조원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상장 주관사는 노무라증권과 미국 모건스탠리이다. 아사히신문은 라인이 일본에서 상장되는 비슷한 시기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메신저 사업 등을 수행하는 라인은 네이버의 성장 엔진으로 꼽히며 작년 말 기준 라인 메신저의 글로벌 월간 활동 이용자(MAU)가 무려 2억1,500만 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올해 1·4분기 실적이 라인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9,373억 원)의 약 36%에 달했다.
라인의 상장설은 2013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모바일메신저 시장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텐센트, 페이스북 등에 비해 모회사인 네이버의 기업 규모가 작아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의 시가총액(시총)은 2,074억달러,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페이스북 시총은 3,400억달러에 달하는 반면 네이버의 시총은 100억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라인 상장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심사숙고를 거듭해왔다. 신주가 상장되면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고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라인 지분 100%를 보유 중이지만 이해진 의장이 보유한 네이버 지분이 4.98%(올해 3월 기준)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본 아시히신문은 “의결권이 많은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철회하면서 라인 상장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라인의 사업이 정상화 궤도를 걷고 있고 6월부터 광고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한 점도 이번 상장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월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라인 CFO로 임명했다. 당시 황 CFO는 네이버와 라인주식회사의 재무 관련 업무를 함께 총괄하다 라인만 전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