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미국의 통상압력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행보는 ‘보호무역으로의 회귀’라는 말이 나올 만큼 공세적이다. 트럼프 대선후보의 등장으로 통상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후 입법·행정부에 국수주의 흐름이 강화된 것이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 다른 해석도 존재한다. 미국의 대중견제 전략에 동참하라는 경고라는 것이다. 리퍼트는 연설 중 “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지역에서 경제규칙을 수립하지 않으면 중국 같은 나라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견제에 한국이 협조하라는 노골적인 압력이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공조에 나선 것도 한국이 빨리 동참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통상압력이 양국의 무역마찰 때문인지 아니면 대중전략의 일환인지, 또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침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던 미 재무부의 제이컵 루 장관이 2일부터 사흘간 방한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재무장관회담을 연다. 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미국 의회 설득에 나서든 대중 봉쇄전략에 동참하든 대응책 마련은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