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대우조선, 설비 30% 감축 등 5조2,000억규모 자구안 확정

채권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반영한 최종 자구안 다음주 후반 제출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절벽에 따른 경영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선박 건조설비 30%를 감축하는 등 5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자구안과 함께 회계법인에서 제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다음 주 후반 최종 자구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3일 채권단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전체 자구안 규모는 애초 알려진 것보다 1조원 이상 많은 5조2,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마련한 추가 자구안 규모가 3조4,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제출한 1조8,500억원의 자구안을 포함하면 5조가 훌쩍 넘는 수준으로 조선업계 최대 규모의 자구안이다.

대우조선 자구안의 핵심은 설비축소와 인력 감축이다. 대우조선은 과잉설비와 적자 해소 차원에서 자사가 보유한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 5개 중 2개를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이 보유하는 독 수는 현재 7개에서 5개로 줄어들어 생산설비가 약 30% 감축되는 효과가 난다.


설비가 준 만큼 인력도 2,300여 명을 추가로 감축해 전체 인력을 1만 명 안팎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하청업체 인력까지 현재 4만명 가량인 대우조선 관련 인력 규모는 3만명 선으로 줄어들게 된다. 대우조선은 이외에 알짜인 특수선 사업부를 자회사로 전환해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도 자구안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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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은 최종 자구안을 제출한 후 사흘간에 걸쳐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구조조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당초 대우조선이 제출한 자구안에 스트레스 테스트까지 종합한 최종 자구안을 이번 주 후반 낼 예정이었으나 다음 주 후반으로 연기했다. 향후 수주 전망에 따라 인력 감축 규모, 필요한 자금액이 달라지는데 대우조선이 현재 수주절벽에 부딪힌 형편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과 채권단은 당초 약 110억 달러로 잡았던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6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지만 이 역시도 어렵다는 게 조선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채권단이 4조2,000억원 규모를 지원할 당시 대우조선의 올해 신규 수주전망은 50척(110억달러)였지만 올해 신규 수주는 해외 자회사인 대우망갈리아의 일감을 거제 옥포조선소로 이전한 것 외에 전무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올해 신규 수주로 논의되는 건이 1~2건이 있으나 한 저가수주 여부 등을 따져야 하는 등 실제 수주전망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주 목표가 확정되지 않으면 자구안 수치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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