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구조조정 이슈에...안전자산에만 매달리는 자산가들

금리 불확실성에 보수적 운용

단기예금, 채권 등 쏠림 심화

운용주기도 갈수록 빨라져

1년미만 예금잔액 1년새 36조 증가



자산가 변형석(가명)씨는 최근 국공채 채권형 펀드에 20억원을 넣었다. 채권형인 만큼 수익률이 안정적인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추가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씨는 “지금과 같은 경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최소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주식형도 고려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다 지금과 같은 시황에서는 안전성에 ‘플러스 알파’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자산가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최근 구조조정 이슈로 한층 심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추이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행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자산을 유동적으로 굴리면서 혹시나 모를 투자기회 포착에 힘쓰는 모습이다.

박지연 신한PWM파이낸스센터 PB 팀장은 “고객에게 주식 상품을 권해도 구조조정 때문에 불안하다며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돈을 굴리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것도 확실히 정해지지 않다 보니 자금 운용 자체가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흥두 KB국민은행 도곡스타지점 PB팀장은 “영국 ‘브렉시트’와 같은 국제적 이슈를 감안하면 미국이 이달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최소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아지면서 예금 비중은 그대로 유지한 채 채권형이나 공모주 펀드와 같이 기존에 선호하던 상품으로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가들은 지난해부터 안전자산인 예금이나 채권 등의 비중을 전체의 70% 이상으로 유지하며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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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자금을 예치하고 빼는 운용 주기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시중은행 강남 지점의 한 PB는 “정기예금은 금리가 다소 낮더라도 6개월짜리로 돌리는 것이 이제 일반화됐으며 현금성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산가도 많다”며 “시장 자체가 불안하다 보니 공격적 투자에 대해 예전보다 많이 주저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은행 통계 따르면 시중은행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160조7,265억원에서 지난 3월 말 196조7,848억원으로 1년 사이에 36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자산가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던 1년 이상 2년 미만의 정기예금은 지난해 3월 말 370조2,904억원에서 3월 343조1,286억원으로 1년 새 27조원 이상 줄어드는 등 자금 운용의 단기화가 심해지고 있다.

자산가들은 이 같은 자금 부동화 속에서도 투자형 부동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 및 조선사 구조조정 때문에 지방 부동산 가격 폭락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서울 도심의 부동산의 경우 이 같은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지점 부센터장은 “서울 중심가에서 6~7%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100억원대 이상의 상가나 빌딩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며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한 자산가들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은 항상 꾸준하다”고 밝혔다.

/양철민·이두형기자 chopin@sedaily.com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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