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韓 조선, 日에 2위자리 내주나

수주잔량 13년來 최소 격차

"17년만에 처지 뒤바뀔 수도"

국내 조선사들이 확보한 일감이 중국에 이어 일본보다도 적어질 처지에 놓였다. 불황이 닥치기 전에 따놓은 선박에 대한 인도가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신규 수주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

5일 조선·해운 시황 분석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13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이 가운데 한국은 2,554만CGT(점유율 25.2%), 일본은 2,228만CGT(22.0%)다. 중국은 3,717만CGT(36.7%)로 한국과 일본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과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와 격차가 줄어드는 속도다. 두 국가 간 잔량 격차는 326만CGT로 이는 지난 2003년 8월 말에 기록한 격차 259만CGT 이후 가장 작다. 5년 전만 해도 격차가 2,000만CGT 수준이었는데 신규 일감이 줄면서 빠른 속도로 격차가 좁혀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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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라면 2008년 중국에 밀린 후 10여년 만에 2위 자리마저 일본에 내주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수주잔량 기준으로 처음 앞선 게 1999년 12월 말인데 수년 내에 ‘한중일 조선업계 지도’가 완전히 뒤바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전 세계 조선업계가 똑같이 ‘수주절벽’에 시달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선박당 규모 차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누적으로 550만CGT를 선주에 인도한 반면 일본은 357만CGT를 인도했다. 선박 수로 따지면 한국이 164척, 일본이 193척으로 오히려 일본이 더 많은 데도 선박당 CGT 규모 면에서 우리나라가 커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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