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이 8일 오후 20대 국회 원(院) 구성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후보군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서로 국회의장을 사수하겠다고 맞서면서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는데 이날 새누리당이 의장을 양보하는 대신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가져가겠다고 제안하면서 극적 타협이 이뤄졌다.
먼저 20대 국회의 전반기 의장으로 정세균·문희상·이석현·박병석 의원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세균·문희상 의원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은 이날 합의를 통해 부의장 및 기획재정·정무·법사·운영·안전행정·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정보·국방위원장을 가져오게 됐다.
비록 협상 과정에서 더민주에 의장을 내줬지만 기재위와 정무위·운영위를 사수한 것은 물론 법사위를 야당에서 빼앗아온 만큼 크게 손해 볼 것 없는 ‘거래’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국세청 등을 피감기관으로 거느리면서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기재위원장으로는 이종구 의원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친(親)유승민계인 이혜훈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관측된다. 각각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이들 의원은 여권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국무조정실 등을 관할하는 정무위원장의 경우 김용태·이진복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의 여당 간사를 지냈으며 기초단체장 출신인 이진복 의원도 그동안 정무위·산업통상자원위·지식경제위 등을 거치며 경제 분야에서 두루 경력을 쌓았다.
법안이 본회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원장 후보로는 판사 출신인 여상규·홍일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 국감을 주관하는 운영위원장은 원내대표가 겸직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인 만큼 정진석 원내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여야 협상에서 국회의장을 사수한 더민주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외교통상위원회·윤리위원회 등을 여당으로부터 가져왔고 환경노동위·보건복지위·국토교통위·농림축산해양수산위·여성가족위는 19대 국회에 이어 그대로 맡게 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지역구 민원 해결이 용이한 국토위원장의 경우 이찬열·조정식·백재현 더민주 의원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복지위원장 후보로는 양승조 의원이, 환노위원장은 홍영표 의원이 거론된다.
이번 협상에서 예상대로 2개의 상임위를 챙긴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배출하게 된다. 교문위원장은 유성엽 의원이, 산업위원장은 장병완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국회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한 자리씩 맡게 된 가운데 여당에서는 김정훈·심재철·이군현 의원이 유력하며 국민의당에서는 박주선·조배숙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날 여야 3당은 상임위 소관부처가 복수이면 법안소위원회는 복수로 하고 소위원장도 여야가 공평하게 나눠 맡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9일 오후2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며 오는 13일에는 개원식을 열어 상임위원장단을 뽑는다.
/나윤석·전경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