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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퇴직연금 안정적인 운용전략 필요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전 세계적인 장기 경기 침체로 조선 등 한계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협력업체를 포함한 근로자의 고용안정 문제가 고민이다. 특히 근로자의 퇴직금 수급권 확보도 걱정거리다.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근로자는 고용불안과 퇴직금 수급 불안이란 문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17.3%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제도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이 목적이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은 적립금의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근로자 퇴직금 지급을 위한 책임준비금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 의무 사외적립비율 유지와 투자 다변화를 통한 운용수익률 제고를 통해 유동성을 마련한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의 자산운용 현황을 보면 원리금 보장 상품에 97% 이상 투자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1년 만기 단기 상품이다. 저금리 추세는 퇴직연금 운용에도 영향을 줘 금리 공시 제도가 시행된 2010년 4.66%에서 지난해 2.19%까지 낮아졌다. 1년 만기 상품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5년간 투자했으면 수익률은 연평균 3.9%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기간 동안 10년 만기 국고채를 5년 간 보유하고 있었다면 수익률은 연 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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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는 퇴직연금 자산운용에 있어 3가지 위험을 불러온다. 우선 100% 확정금리 상품 투자는 원금 손실은 회피할 수 있으나 물가나 임금인상률에 못 미치는 실질 수익률을 내게 된다. 둘째로 퇴직부채의 변동성으로 사외적립 부담금의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외적립 금액을 결정하는 할인율의 하락 위험이다. 저금리로 인한 할인율 하락은 자산변동이 없어도 퇴직부채를 증가시킨다. 저금리 확정금리 상품 투자로 발생하는 연금 자산운용 위험을 관리하려면 투자정책지침서(IPS)에 기반을 둔 자산부채관리(ALM)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 퇴직연금 도입 기업 대부분은 투자 의사 결정 주체, 자산운용 목적과 원칙, 운용체계, 목표수익률과 위험 허용 한도, 자산배분 및 위험관리 정책 등 세부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퇴직연금 적립운용에 대한 위험부담을 실무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원리금 보장 상품 중심으로 투자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ALM 운용 전략을 채택하면 다양한 자산으로 분배하여 운용할 수 있다. 확정금리 상품 투자로 퇴직금 지급을 위한 유동성 관리를 하고 채권투자로 안정성과 할인율 하락에 따른 부채 변동성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기업의 퇴직연금위원회가 주관해 IPS를 수립하고 이에 따른 ALM 운용전략을 실행한 기업은 2008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연평균 수익률이 6.18%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근로자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퇴직연금 수급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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