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세계로 가는 한류 콘텐츠>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 '태원엔터'…한발 앞선 도전으로 국내외서 대박

①태원엔터테인먼트

리암 니슨 출연 '인천상륙작전' 촬영 전부터 값비싼 홍보효과

코미디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첫 시즌제 드라마 '아이리스' 등

제작·매니지먼트 분야 종횡무진…영화 공동제작으로 할리우드 진출도



‘한국전쟁의 영웅 맥아더 장군 역할에 할리우드의 액션 스타 리암 니슨이 캐스팅됐다.’

지난해 8월 전해진 이 한 줄의 소식은 영화 ‘인천상륙작전(7월 개봉 예정)’에 대한 관심을 단숨에 끌어 올렸다. ‘인천상륙작전’과 ‘리암 니슨’이라는 키워드가 각종 포털 검색어 상위권을 한동안 차지했고, 그날 내내 500여 건에 달하는 길고 짧은 기사가 끊임없이 쏟아지며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겼다. 관심은 반짝 빛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국 영화 제작사가 어떻게 리암 니슨을 캐스팅할 수 있었는지, 그가 촬영을 위해 언제 한국에 입국할 것인지, 리암 니슨이 연기하는 맥아더는 어떤 모습일지 등 숱한 얘깃거리를 낳았다. 이 모든 것들은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도 얻기 힘든 홍보 효과다. 이처럼 ‘인천상륙작전’의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는 할리우드 스타를 캐스팅한다는, 쉽게 떠올릴 순 있지만, 결코 쉽게 실행할 수는 없었던 색다른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다가올 극장가 여름 전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었다.


리암 니슨의 캐스팅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열쇠이기도 했다. 인지도 높은 할리우드 스타의 출연에 해외 수입사들은 기꺼이 빗장을 열었다. ‘인천상륙작전’은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린 유로피안 필름 마켓에서 독일·오스트리아·베네룩스·유고슬라비아·베네룩스 등에 이미 수출됐으며, 오는 8월 미국 개봉 계획도 잡혔다. 정태원 대표는 “실제 역사 속 ‘인천상륙작전’에 개입한 국가만 해도 21개국인데 어쨌든 이 국가들에서는 한국전쟁 소재의 영화에 큰 관심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리암 니슨을 캐스팅함으로써 해외 판매 가격도 기존 한국영화보다 높은 할리우드 영화급에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는 점도 유의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리암 니슨의 개런티가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해외 판매나 직접 개봉을 염두에 두고 손익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비용 대비 최소 3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겠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까지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듯하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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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티저 포스터‘인천상륙작전’ 티저 포스터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쉽지 않은 전략과 도전으로 업계를 놀라게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이른바 ‘반 발짝 앞선다’는 대중문화산업의 성공 공식을 가장 잘 실천하는 제작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시의적절한 기획력에 당대 최고의 톱스타를 캐스팅하고 트렌드에 맞는 스토리 등을 버무린 작품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기민한 감각은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태원 대표로부터 비롯되는데 그는 1990년대 공연 기획을 시작으로 문화산업 분야에 발을 들인 후 영화 수입, 영화제작,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인물이다. 한때 명절 연휴를 책임졌던 ‘가문의 영광’ 시리즈나 100억대 전쟁 블록버스터 ‘포화 속으로’ 등 40여 편의 영화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고 ‘반지의 제왕’ 등 800여 편의 외화가 그를 통해 한국 관객을 만났다. 2009년 방영된 KBS드라마 ‘아이리스’는 그 경력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200억 원이 넘는 역대급 제작비와 이병헌·김태희를 앞세운 화려한 캐스팅, 당시 할리우드의 대세로 자리매김해가던 첩보 스토리를 결합한 작품은 평균 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크게 성공했다. ‘아이리스’ 판권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등의 해외에 팔렸으며 간접광고(PPL)와 OST 음원 수익도 적지 않았다. 이어진 스핀오프(파생작품) 드라마 ‘아테나:여신의 전쟁’과 ‘아이리스2’ 등은 모두 전작만큼의 흥행은 못 했지만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라는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남겼다.

태원엔터테인먼트의 남다른 도전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제작사 ㈜에이리스트코퍼레이션과 공동으로 1958년 작품 ‘블롭(The Blob)’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겠다는 계획이 그중 하나다. 이 작품은 젤라틴 우주괴물이 닥치는 대로 인간을 잡아먹고 증식한다는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는 고전 공포영화의 명작이다. 리메이크 작에는 ‘콘에어’, ‘툼 레이더’ 등 블록버스터 감독으로 유명한 사이먼 웨스트가 메가폰을 잡고 연기파 배우 ‘사무엘 L.잭슨’이 출연한다. 촬영은 오는 8월부터 시작된다. 또 하나의 도전은 미국의 인기 범죄수사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의 리메이크 드라마 제작이다. 판권은 이미 디즈니 측으로부터 확보했다. 태원 측은 ‘태양의 후예’로 드라마 제작자로서의 데뷔를 성공리에 치렀던 뉴(NEW)와 손잡고 사전 공동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으로 분한 배우 리암 니슨.‘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으로 분한 배우 리암 니슨.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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