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노동당 규약, '핵보유국' 표현 없고 김정은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김일성·김정일 반열에 올려

미국과 협상 위해 '핵보유국' 표현 안한듯

지난달 6~9일 7차 노동당대회에서 개정된 북한 노동당 규약에 ‘핵보유국’이 명시되지 않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호칭이 “노동당과 조선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영도자)”로 표기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조선로동당 규약 주체105(2016)’ 서문은 김정은에 대해 “김정은 동지는 노동당을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당으로 강화 발전시키고 주체혁명을 최후승리로 이끄는 노동당과 조선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라고 명시했다. 규약은 이어 “위대한 김일성 동지는 노동당의 창건자이시고 영원한 수령”이라면서 “김정일 동지는 노동당의 상징이고 영원한 수반”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이 헌법보다 우위에 있는 당 규약의 개정을 통해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수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수반’이라고 각각 호칭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도 ‘위대한 영도자’로 호칭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와 같은 지도자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음을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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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관영 매체와 주요 인사 발언을 통해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있는 북한이 당 규약에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해 가면서 대화와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보유국이라는 단어를 당규약에 넣으면 북한이 미국 등을 상대로 대화 협상을 진행하는 데 크게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미 지난 2012년 4월 개정한 헌법에 핵보유국을 규정했고 노동당대회에서도 공표한 점, 중국과 러시아 및 기타 친북국가들까지 대북제재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규약에 명시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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