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인터뷰]100만주 무상증여 정몽원 한라 회장 "윗자리 갈수록 책임은 더 크죠"

"임직원들 믿음에 감사"…재택근무 등 혁신시스템 강조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라의 유상증자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라의 유상증자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조직에 닥친 위기는 분명 임직원 모두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윗자리로 갈수록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했지요.”


최근 자신이 보유한 ㈜한라(옛 한라건설) 주식 중 100만주를 임직원들에게 무상 증여하기로 약속해 화제가 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직원 전원이 유상증자에 참여해준 데 대해 감사해서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에 대해 정 회장은 “한창 어려울 때 직원들과 다 모여 터놓고 얘기해봤더니 회장이든 사장이든 직원이든 정도의 차이일 뿐 모두 다 책임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2~3년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지난해 말 거의 마치고 보니 올해 1·4분기부터 이익을 낼 수 있겠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이 컸고 직원들이 정말로 애썼다”면서 “이번 일이 우리 조직 내부에서부터 외부로 번지는 신뢰회복 프로세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한라의 영업이익은 620억원에 이르고 순이익은 대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1조2,000억원까지 치솟았던 차입금도 올해 말에는 3,000억~3,500억원으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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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믿음’을 재차 강조했다. “올해가 가장 중요한데 임원이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올해 말이면 재무구조가 개선돼 어느 정도 수치를 보일 것이다’ ‘우리 조직은 이런 모습이 될 것이다’ 등을 전부 다 설명하고 나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사람은 하라고 했더니 다 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투명한 접근을 통해 우리 직원들한테 믿음을 얻었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고 다음 단계는 외부(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앞서 정 회장은 지난 9일 임직원 700여명이 회사를 돕기 위해 300만주(약 15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에 대한 답례로 자신의 보유주식 100만주를 임직원에게 무상증여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정 회장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근무 시스템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도요타에서 최근 직원의 3분의1인 2만5,000명이 재택근무를 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근무혁신이 한창”이라며 “한라도 일과 삶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일단 쉬운 것부터 하자는 자세로 회장실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조기퇴근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영방침에 대해 정 회장은 “올해 내가 직접 챙길 부분은 전략·실행·사람 세 분야뿐이고 이 중 50%의 역량을 사람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창의적인 인재를 뽑고 키우고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비서실에 팀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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