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로보어드바이저가 고수익 낸다는 환상 버려야"

[서경이 만난 사람]

PB대중화엔 기여하겠지만

수익률로 평가땐 시장 죽어

8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8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국내 자본시장에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열풍이 불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로봇(프로그램)이 투자자의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구글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바둑 대결을 계기로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간 펀드매니저나 프라이빗뱅커(PB·재무상담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본시장의 총아로 주목받는 추세다.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영국계 투자은행(IB)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에서 퀀트전략본부장으로 근무한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퀀트전략은 프로그램 계산을 활용하는 투자전략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 유사하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와 AI가 접목된 서비스는 미국에서도 가장 고위험 전략을 쓰는 헤지펀드에만 적용된다”며 “알파고처럼 프로그램이 알아서 새로운 상황에 대응해 고수익을 낼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이어 “발전 가능성이 높고 활용범위가 넓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오로지 수익률로만 평가하면 시장이 싹을 틔우기도 전에 죽어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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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원장이 보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수수료이고 PB 대중화에 대한 기여다. 안 원장은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된 것은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PB 서비스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가 대면으로 진행되는 자산관리 자문의 절반 수준인 저렴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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