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이자 부담 크게 줄어 부동산 대출 늘어난다

직장인 김재원(가명)씨는 지난 9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되자 환호성을 내질렀다. 조만간 대출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다음달쯤 받을 예정인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부담을 줄이거나 당초 계획보다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 중반 정도로 떨어지면 대출금액을 계획했던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정도로 늘릴지 고민할 것 같다”며 “기준금리가 올해 한 번 더 인하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대출을 받는 데 별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번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에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이들은 미소 짓고 있다. 대출 2억원을 받았을 경우 대출 금리가 0.2~3%포인트만 인하돼도 연간 40만~60만원 정도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돼 그만큼 소비 및 저축 여력이 늘어난다. 만약 3년 전 연 3.7%가량의 변동금리로 2억원을 대출 받았다면 조만간 1%포인트가량 금리가 떨어져 연간 200만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은행 변동금리 가계대출 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인 코픽스(COFIX)를 바탕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시차를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달부터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의 신용등급이나 외부 경제적 충격이 없는 한 수개월 내에 은행 기준금리 인하폭인 0.25%포인트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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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2월 강화된 여신심사에도 불구하고 집단대출 등의 영향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국내 금융권에서 총 8조1,000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이 나갔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의 뭉칫돈이 부동산이나 펀드 등으로 몰릴 수밖에 없어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금리 2% 중반대의 큰 부담 없는 주택담보대출로 부동산테크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구조조정 이슈에 따라 중기 대출 확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중은행 또한 안전자산인 주택담보대출에 영업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다는 점 또한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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