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차절벽 현대차 '구원투수' 신형 그랜저 11월 조기등판

연말 법인차 시장 공략





현대자동차가 신차 절벽에서 탈출하기 위해 ‘신형 그랜저(IG)’를 오는 11월 출시한다. 올해 이렇다 할 신차가 없어 고전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출시 시점을 앞당겼다. 현대차는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연말 내수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월 이후 6년10개월 만에 완전히 변경된 신형 그랜저를 내놓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11월 중순 출시 시점을 조정했다”며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그랜저 조기 등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11월로 판매 시점을 정한 것은 연말 법인차 시장을 조준하기 위해서다. 대기업 임원에게 공급하는 차로 선택될 경우 일반 판매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그동안 삼성 등 대기업 임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아온 차량 역시 그랜저다. 전무급 이상을 타깃으로 선보였던 ‘아슬란’이 저조한 판매실적을 거두며 대신 그랜저가 꾸준한 선택을 받아왔다. 기아자동차 역시 지난해 말 법인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공식 출시를 두 달여 앞두고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실제 차량 모습을 담은 ‘법인용 차량 제안서’를 삼성과 LG 등 임원에게 선공개한 바 있다. 그 결과 201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임 상무로 승진한 197명과 차량을 교체하는 기존 상무 23명 등 220명 가운데 106명이 출시 예정인 신형 K7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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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 한국GM 신형 말리부 등 경쟁사들의 막강한 신차 라인업과 비교해 내세울 만한 신차가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현대차가 올해 출시한 신차는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이 전부다. 그마저도 1월 출시 이후 4,500대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올 하반기 예정된 신차도 그랜저가 유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독립 브랜드로 선언한 제네시스가 선전하고 있지만 아슬란을 제외하고 사실상 현대차 최고급 차량인 그랜저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소비자들보다 회사 내부에서 신차가 나오기를 더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형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판매량을 극도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랜저는 현재 현대차의 효자 차종이다. 세대 변경을 앞두고도 꾸준한 판매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올해도 월평균 4,800대 가까이 팔았다. 6년이 지난 구형 모델이지만 지난해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인 ‘K7(2만3,848대)’과 비교해 올 판매량이 불과 100대도 차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출시 이후 지난 30년간 인기를 얻어온 장수 베스트셀링카다. 30년 동안 약 145만대가 팔렸다.

한편 현대차는 신형 출시를 앞두고 그랜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그랜저(HG)를 구입한 소비자가 1년 뒤 신형 그랜저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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