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딥러닝, 금융 신세계에 대한 기대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사

철저히 인간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바둑. 인간 고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인간대표를 응원하며 모든 인간이 하나가 됐던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번 세기의 대결은 인간승리의 염원을 보기 좋게 눌렀다. 4대1로 알파고 완승. 충격과 안타까움에 휩싸인 것은 잠시, 알파고의 정체에 글로벌 관심이 쏠리며 인공지능의 새 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던 순간이었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컴퓨터가 학습을 한다는 머신러닝의 일종인 딥러닝 기술로 바둑의 규칙과 무한한 경우를 학습하여 직관과 판단까지 가능케 했다. 딥러닝은 인간의 뇌가 동작하는 방식을 닮았다. 뉴런과 시냅스의 신경 네트워크 구조를 참고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온라인 기업들은 딥러닝 기술을 적극 활용해 사진 내 얼굴인식서비스, 망막 인식을 통한 금융거래 지원 외에도 드론·자율주행차 등 다각도로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딥러닝의 시작은 데이터의 축적이다. 세상의 사물과 사건이 생성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산출해 내는 것이 딥러닝의 핵심이다. 구글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사진과 동영상 저장이 가능한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를 오픈해 데이터에 따라 맞춤화 서비스 제공, 타깃팅 광고 등 넥스트 액션이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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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딥러닝을 활용할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이미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이름으로 첫 걸음을 시작했다. 금융 딥러닝의 본질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시장을 분석하고 향후 경제 흐름을 예측해 투자조언을 제공하는 것이다. 알파고가 바둑 전문가들의 기보와 스스로의 경험을 쌓아 바둑 전문가 이상의 실력을 내게 된 것처럼 로보어드바이저도 각종 금융 데이터와 투자경험을 통해 더 나은 투자전략을 내놓는다는 원리다. 다만 투자의 전문가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로보어드바이저도 더 많은 투자경험을 하고 보다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관 캡제미니 조사에 따르면 부유층 투자자가 5년 내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을 원한다는 비중이 54.1% 이상이라고 한다. 40대 이하의 경우 82.4%에 달했다. 금융전문가의 자산관리 서비스 및 투자대가로 지불해왔던 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고 PC나 모바일로 편리하게 자산관리 할 수 있다는 점이 유효했다고 보인다.

딥러닝 시대다. 미래 금융시장은 딥러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것이라는 바에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을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이 보다 현명하게 선택하기를 돕는 조력자, 딥러닝. 알파고를 인간의 대결상대보다는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이 옳은 생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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