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文 혁신안수정·당 대표경선 등 현안 남겨두고 히말라야행

-"침잠과 묵상을 통해 모처럼 고요한 '성찰의 기회'를 가질 예정"

-文 당 혁신안 수정 과정서 네팔행, 혁신안 수정 수월해질듯

-차기 당권 주자 속속 등장, 文 정치적 소용돌이 피하겠다는 판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네팔행 비행기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문재인 전 대표 측 제공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네팔행 비행기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문재인 전 대표 측 제공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문 전 대표는 지진 피해 자원봉사, 히말라야 트레킹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분당사태의 시발점이 된 혁신안 수정과 당 대표 후보들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진행된 문 전 대표의 네팔행은 “현실정치에서 거리를 두며 숨을 고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청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차림으로 인천 국제공항에서 오후 1시 25분께 네팔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는 출국 직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04년 탄핵 때 중단하고 돌아온 후 12년 만에 다시 떠나는 히말라야 트레킹”이라며 “나라에 어려운 일들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특전사 공수부대에서 군 복무할 때 했던 ‘천리행군’을 떠나는 심정입니다. 많이 걸으면서 비우고 채워서 돌아오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에 따르면 그는 네팔에 도착해 지난해 일어난 대규모 지진피해 현장을 찾는다. 학교나 고아원을 찾아 아이들을 위로하고 1일 교사로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나라 동포들 및 네팔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단 네팔 측 정부 인사와는 만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히말라야 트레킹을 통해 “인근의 종교적·역사적 자취를 따라 구도자나 수행자들이 밟았던 순례길을 되짚으며 침잠과 묵상을 통해 성찰의 기회를 갖는다는 구상이다.

관련기사



문 전 대표의 이번 네팔행은 당내 계파 갈등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더민주는 문 전 대표 시절 만든 혁신안의 수정 여부 논의가 진행 중이다. 5본부장제 폐지와 최고위원제 부활이 핵심이다. 문 전 대표 시절 구성된 혁신위에선 사무총장제를 폐지하고 5본부장 체제로 전환, 최고위원제 폐지 및 지역·직군에 따른 대표위원제 도입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9월 초 출범할 더민주의 새로운 지도부가 내년 대선을 이끈다는 점에서 혁신안 등 새로운 시도보다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기존 사무총장제와 최고위원제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히말라야로 떠나면서 혁신안 수정은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국내에 남아있었다면 분당 사태의 시발점이 된 혁신안의 수정 여부를 둘러싸고 또 친노 프레임에 휘말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 전 대표가 속속 차기 당권 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하는 가운데 네팔로 떠난 점도 정치적 판단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미애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지난 12일 행사장에는 표창원 의원과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들이 참여 함에 따라 문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네팔로 떠나면서 이같은 정치적 추측에 휘말릴 가능성은 낮아질 전망이다.

박형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