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LPGA '겁 없는 소녀'시대…한국 女전사 리우 메달 암초되나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19살 헨더슨·리디아 고 1·2위

21살 쭈타누깐 1타차 단독 3위

올림픽 가정하면 노메달 충격

한국선수 4개 대회 연속 무승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50일가량 앞두고 한국 여자 골프의 메달 전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의 최종 순위표는 한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올림픽 가상 시나리오’였다.


브룩 헨더슨(19·캐나다)이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정상에 올랐고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9)는 연장전 끝에 2위, 에리야 쭈타누깐(21·태국)이 1타 차 단독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쭈타누깐과 3타 차 공동 4위에 박희영·유소연·이미림이 몰렸고 이어 1타 차 7위에 양희영, 다시 1타씩 차이로 공동 8위에 최운정, 단독 11위에 김세영이 이름을 올렸다. 톱11 내에 한국 선수가 절반 넘는 6명이나 진입했지만 올림픽으로 가정하면 ‘노메달’인 당혹스러운 결과다.

한국은 설명이 필요 없는 골프 강국이다. 국내에서는 예비스타들이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배출되고 미국과 일본에서는 1주일이 멀다 하고 승전보가 날아든다. 골프 팬을 비롯한 국민 대다수가 여자 골프의 올림픽 금메달은 ‘떼어놓은 당상’ 정도로 믿고 있는 게 현실.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했기에 관심과 기대는 더욱 크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은 골프 강국이라 하더라도 장담할 수 없다. 단체전 없이 개인전만 치러지기 때문이다. 두터운 선수층보다는 확실한 ‘에이스’ 한 명의 활약이 그 나라의 순위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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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태극전사들의 최대 경쟁 상대는 이번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1~3위를 나눠 가진 헨더슨, 리디아 고, 쭈타누깐이 될 공산이 크다. 세계 1위 리디아 고는 비록 이번에 3개 메이저 연속 우승이 좌절됐지만 플레이가 견고하고 특히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날 우승으로 박인비를 밀어내고 세계 2위까지 올라온 헨더슨은 거침없는 플레이가 돋보인다. 직전 대회까지 미국 LPGA 투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쭈타누깐은 2개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고 계속 진화 중이다. 모두 크게 잃을 게 없는 ‘겁없는 소녀’들이다.

한국 선수들은 올 들어 5승을 합작했지만 최근 4개 대회 연속 무승에 그치며 소강상태다.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이날 현재를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이 예상되는 선수는 세계 3위 박인비, 5위 김세영, 6위 전인지, 8위 양희영 등 4명. 무엇보다 ‘에이스’ 박인비가 손가락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올림픽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들 중 김세영이 올 시즌 유일하게 우승이 있으나 그나마 3월의 일이었다. 지난해까지 박인비와 함께 ‘원투 펀치’ 역할로 기대를 모았던 유소연은 세계 11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결과를 속단할 필요는 없다. 변수가 많은 올림픽이기에 두터운 선수층은 확률을 높여줄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는 오는 7월11일 현재 세계 15위 이내에 4명 이상이 포함된 나라는 최다 4명, 나머지 나라는 2명이 출전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만 4명 출전이 확실시될 뿐이다. 호흡이 긴 투어와 달리 한 대회로 승부를 가리는 만큼 그 주간의 컨디션, 코스와의 궁합이 우승의 관건이다. 랭킹포인트가 높은 메이저대회(7월 US 오픈)가 남아 있어 세계 10위 장하나, 11위 유소연도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며 상승세를 탈 기회가 있다. 한국 선수들이 통상 여름에 힘을 내왔다는 점도 위안거리다. 이래저래 골프 팬들은 올림픽 때까지 여자 골프대회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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