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브렉시트 눈치보는 외국인…만기채권 3분의1만 재투자

원화채권 보유잔액 94조7,000억

전주보다 2조2,000억 줄어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이 보유한 원화 채권이 지난주 대거 만기가 돌아왔지만 이 중 재투자된 물량은 만기 물량의 3분의1 수준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 잔액은 전주 대비 약 2조2,000억원 줄어든 9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 채권 중 약 3조2,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했지만 순매수한 물량은 국고채와 통안채를 합쳐 총 9,159억원에 그쳤다.

이는 이번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경계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주 만기가 돌아온 통안채의 상당 부분이 템플턴펀드가 보유했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템플턴펀드의 자금 유입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본지 6월1일자 21면 참조


이와 관련해 외국인의 채권시장 수급 모멘텀은 FOMC 결과가 나온 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 결과로 나오면 외국인의 한국 등 신흥국 채권투자 심리가 약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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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제한적 재투자는 원화 채권 보유 잔액이 급감했던 지난 2월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지적이다. 2월에 채권 보유 잔액이 줄어든 것은 갖고 있던 채권을 내다 판 결과인 반면 이번에는 채권 만기 자금의 재투자에 따른 것이다. 지난주 외국인이 순매수한 원화 채권 중 만기 3~5년인 중기물의 비중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에 외국인 보유 채권의 잔존 만기 평균도 3.42년으로 전주의 3.3년에서 늘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A104770) 연구원은 “5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약화와 더불어 국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한편 현물의 제한적 재투자와는 달리 국채선물에서는 외국인의 매수 확대가 이어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 10일 현재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 미결제약정 규모는 3년물 22만계약, 10년물은 5만6,000계약 수준으로 집계된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통위 전후 외국인의 선물 및 현물 채권 거래 동향을 보면 추가 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시각과 대내외 금리 하락세의 지속 가능성 등을 고려한 매수로 풀이되며 대량의 자본이탈이 나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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