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숨막히는 메가시티들 '공해와의 전쟁'

대기오염에 배기가스 규제 고삐

파리, 노후차량 도심 운행 제한

멕시코시티, 가스배출 검사 강화

델리, 대형경유차 신규등록 중단

캘리포니아주는 EV차량 우대





대기오염으로 신음하는 세계의 주요 메가시티들이 앞다퉈 자동차 배기가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미세먼지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유차(디젤차)를 규제하는 것은 물론 일부 대도시와 국가에서는 일정연도 이전에 등록된 승용차의 도심 진입이 금지되거나 아예 휘발유차나 경유차의 운행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기 시작했다. 세계 각지에서 차량통행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면서 ‘배출가스 제로’의 허들을 넘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시 당국은 다음달 1일부터 현행 차량 배출가스 기준이 도입된 1997년 이전의 노후차량의 평일 도심 진입을 규제한다. 이에 따라 그전에 등록된 차량은 주중 오전8시부터 오후8시까지 도심 통행이 금지된다. 당국은 앞으로 이 같은 규제를 더욱 강화해 오는 2020년부터는 이들 차량의 운행을 도시 전역에서 전면 금지하고 평일 도심 진입 규제 대상도 2011년 이전 생산 차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파리시는 지난해 교통이 혼잡한 도심 지역에서 버스와 트럭 운전을 금지하는 등 대기환경 규제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수년 동안 도심 혼잡으로 파리시내 스모그와 공해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4만2,000명에 달한다.


멕시코도 다음달 1일부터 최소 6개월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운행되는 차량 540만대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배출가스 기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차량에 대해 최소 주 1회 도로 운행을 금지하고 있으나 부정부패로 배출가스량이 조작되는 등 규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자 검사 방식을 컴퓨터 기반으로 바꾸고 검사장 감시 수위도 높일 방침이다. 멕시코 정부는 또 가스 배출량이 많은 대중버스와 대형트럭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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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도시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과 비슷한 수준의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인도 델리는 2,000㏄ 이상인 대형 경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신규 등록을 중단시켰다. 네덜란드 정치권은 아예 2025년부터 모든 휘발유와 경유차를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규제의 고삐를 죄면서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주가 전기차(EV) 우대를 위해 2018년부터 하이브리드차량(HV)에 대한 연비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여겨져온 ‘프리우스’가 친환경차 범주에서 제외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자동차 업체들에 판매 차량의 일정비중 이상을 ‘ZEV(배출가스 제로 차량·Zero Emission Vehicle)’로 채우도록 의무화했는데 2018년 이후부터는 HV가 ZEV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대기자원국(CARB)은 나아가 2050년부터 ZEV 비중을 100%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신문은 독일이나 노르웨이 등 캘리포니아주를 참고해 EV 우대 규제를 도입하는 국가들도 나오기 시작했다며 친환경차 업체 이미지를 구축해온 도요타가 기로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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